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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Review]재무회계는 어떻게 HR을 망치는가

23.11.23

  주현희 대표의 HBR Review   〈재무회계는 어떻게 HR을 망치는가〉  2023. 1-2월호     "많은 지원자가 연봉이 조금 낮아도 괜찮다고 하고 성과 개선에 도움이 되는데도 왜 그렇게 교육을 적게 제공할까? 왜 공석을 채우기 위한 채용비용을 미루고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 채로 놔둘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23년 1-2월 호에는 재무회계가 HR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실렸다. (“재무회계는 어떻게HR을 망치는가”, 피터 카펠리, 와튼경영대학원교수) 교육비를 ‘교육과 인재개발을 위한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간주함으로써 능력있는 리더로 성장시키거나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중요한 일에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HR에 종사하거나 강의를 하는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이 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주류 경영학’이 그렇게 말하니까, 딱히 반박할 근거가 부족해서, ‘교육비는 비용’이라는 등식에 마지못해 동의해온 것이 사실이다.     거대한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은 하나의 관점  IT 기술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업의 '성과 관리'라는 거대한 함선도 방향키를 돌리는 중이다. 즉, 과거 KPI 중심의 결과 관리에서 개인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조직의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 관리 방식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대니얼 코일은 저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계획대로 잘 수행하여 정해진 결과를 산출하는 '전술적 성과' 일변도에서 계획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적응적 성과'가 함께 관리되어야 한다고 피력하였다. 최근 HR은 직원경험을 개선하는 활동과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원온원 미팅을 제도화하는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KPI에 의한 상대평가 제도를 버리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 변화의 방향은 정해졌으나 구식 제도가 혼재된 가운데 신식 리더십과 마인드셋을 강요받는 리더들은 일선에서 혼란을 온몸으로 겪고 있으며, HR도 그런 줄 알면서도 어찌할 바를 잘 몰라 중심없이 흔들리는 것이 대부분 기업의 현실이다.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과를 견인하도록 한다’는 선순환 체계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이에 맞는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 이런 현실을 만들어내는 가장 근본적이 원인은 인재 영입과 훈련을 ‘비용’으로 보는 재무회계의 관점이다.   "회사가 직원을 값비싼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 과정에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해보자. 회사는 직원이 교육을 받은 다음 한 동안 가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투자를 한다. 하지만 재무회계 규칙은 교육비를 그해 벌어들인 소득에서 완전히 상쇄해야 하는 비용으로 규정한다. (중략) 회사가 직원 교육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지 아니면 '카펫'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지 투자자가 궁금해도 알 수 없고 알아낼 수도 없다." 과거에 머무른 관점이 만들어내는 소용돌이 전통적인 기업들이야 그렇다 치고, 상당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도 마찬가지인 점이 놀랍다.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을 투자받은 기업들이 우선 하는 일은 '겉보기 등급 높이기'인 것 같다. 직원들이 공짜로 마실 수 있는 커피숍을 설치하여 바리스타를 고용하고, 멋드러진 인테리어에 하나에 7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의자와 하나에 100만원이 넘는 책상을 놓기도 한다. 돈이 많이 드는 각종 복지제도도 마련한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1년이 멀다 하고 회사를 떠난다. 업무가 연결되지 않고 1년이 인수인계 하다가 끝나며, 심지어 어떤 시스템의 레거시를 알고 있는 직원이 한 명도 남지 않는 사태도 발생한다.   많은 개발자들이 과연 오로지 연봉 때문에 떠날까? 일부 사람들이 오로지 연봉만 보고 이리저리 이직하기도 하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불합리한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를 못 견디고 떠난다. 실제로 2020년에 블라인드에서 7만명을 대상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좋은 직장이란?'이라는 질문에 무려 65.3%가 압도적으로 '일의 의미'를 꼽았다. 중복선택 설문이었다고 해도 2위는 이것의 반에도 못 미치는 '일생활균형'으로 31.3%를 차지했다. 3위가 사내복지(23.8%)였다.   여러분의 조직은 왜 교육에 투자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많은 기업들이 교육에 투자하지 않는다. 어차피 곧 떠날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재들이 떠나는 줄은 모르고 '교육은 비용'이라는 어느 옛날 경영 전문가의 한 마디와 '가르쳐 놓으면 떠난다'는 짧은 안목의 이름 모를 사장님이 한 말을 신봉한다. 교육비는 통상 고정비의 일종인 '경상비'로 분류된다. 피터 카펠리 교수의 말에 따르면 '카펫에 쓰는 비용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러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니콘 스타트업들 중에는 '채용'과 '조직문화 개선'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기업도 많다. 그들은 유니콘이 되었기 때문에 채용과 조직문화에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그런 기틀을 만들어왔다.    '일의 의미감'란 회사 일이 나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느낌을 말한다. 그러나 많은 리더와 HR 담당자들은 일의 의미를 어떻게 만들어내야 하는지에 대해 배워본 적이 거의 없다. 개인 경험과 찌라시 같은 유투브 동영상을 보며 때로는 놀랍도록 과감하게 조직의 제도를 바꾸기도 한다. 코끼리라는 큰 그림 중에 꼬리나 코만 보고 앞으로 우리 조직은 코끼리 Trend로 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상 그들이 그려내는 코끼리는 지금까지 열심히 보아왔던 개의 몸에 긴 코를 달아 놓는 격이다.  변화해야 하고, 뭐라도 해야 하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기 때문에 한편으로 안타깝다.   "직원은 자산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중략) 가치 있는 직원의 근속 기간이 보통 기계장비 수명보다 훨씬 긴데도 그렇다. 숙련된 직원을 얻기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에도 인재 확보는 투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중략) 직원은 아무런 추가비용 없이도 '경험에 따른 학습'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실제로 가치가 높아진다" 리더는 이제 ‘비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기업은 투자자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비용지출에 대해 보수적이고, 교육비는 비용으로 간주되므로 교육비에 인색해진다. 그러나, '매해 직원 절반이 그만두는 공급업체'를 과연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을까? 미국인인 피터 카펠리 교수가 미국 경영계에 던지는 제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에 비용 항목을 세분하여 보고받는 것'이다. 즉, '카펫'에 돈을 많이 쓰고 있는 기업과 인재 영입과 양성에 돈을 쓰고 있는 기업을 구분해서 보라는 메시지다.   최근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구성원과 함께 방향성을 정립하고, 업무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은 상당한 소통 역량을 필요로 한다. 특히 중간 리더들은 역대 샌드위치 중 가장 퍽퍽한 샌드위치가 되고 있다. 난감한 상황일 것이다. 위 선배로부터 받아 본 적 없는 ‘감정 관리’를 후배 직원들에게 해야하고 선배들이 해 준 적 없는 ‘친절한 설명’을 후배 직원들에게 해야한다. 후배들은 과거 관점에서 보면 좀 까다롭게 느껴지는 게 아니다. 그러면서 선배들이 요구하는 전통적인 역할과 성과 창출도 해야한다.   그러나 HR은 충분한 교육 시간과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 '돈 쓰는 부서'라는 딱지가 부담스럽다. 구성원이 회사를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의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개념인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2022년 전 세계의 직원들이 직장을 그만둔 이유 1위로 '경력 성장 및 승진 기회 부족'을 꼽았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직원 경험의 중요한 요소인 학습과 경력 개발의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한 관점은 바뀌어야 한다. 개인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도록 사람에 '투자'할 것인가? 여전히 직원 교육을 '비용'으로 바라보고 과거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2023. 11. 16.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마스터퍼실리테이터 (CPF/M of IAF)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컨설턴트 (CSC of ISCB)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인증전문 퍼실리테이터 (CPF of KFA)    
L사의 팀단위 조직개발 워크숍: 16개 부서, 16개의 이슈, 16번의 워크숍, 그 성공 요인 다섯 가지

23.06.22

  L사의 팀단위 조직개발 워크숍 전사 차원에서 도출한 조직문화 가이드라인을 내재화하기 위한 L사 담당자의 고민은 진지했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먼저 조직문화 준수여부에 대한 전사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각 부서별로 구성원들이 느끼고 있는 바가 점수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낮은 점수를 받은 조직이 의무적으로 개선 워크숍에 참여하도록 하기보다, 각 조직에서 결과를 해석하고 조직의 리더가 자율적으로 신청하도록 했다.  가장 먼저 신청한 곳의 리더는 다른 조직과 비교하여 아주 나쁜 상황은 아니었지만 ‘조직문화에 나름 자부심이 있는데 보고문화 점수가 기대보다 좋지 않아서 바로 신청했다’고 했다. 리더가 의지가 있는 만큼 워크숍 준비과정에서 협조도 원활했고, 개선점도 명확했다. 어떤 조직은 보고문화가 문제라고 하여 들여다보니 결국 팀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고, 팀장 스스로는 워크숍의 효과에 대한 기대가 없었지만 상위 리더의 권유로 신청하기도 하였다. 해당 팀장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개선해야할지’ 막막한 상태에서 침통한 마음으로, 구성원들은 심리적 안전감이 바닥인 상태로 참여하기도 했다.  구성원 간 업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아 공감대 부족 및 비효율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조직, 리더와 구성원 간의 경력 및 역량 차이로 인해 오해와 갈등을 겪는 조직, 자율근무나 재택근무에 대한 팀장의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구성원들이 눈치보는 조직 등 조직마다 이슈는 다양했다.  대부분 참석자들은 별 기대없이 참석했지만, 우리는 매회 최선을 다했다. 매번 쉬운 워크숍은 없었지만 나갈 때 참석자들은 ‘기대 이상으로 도움이 됐다’는 소감을 들려주었으며, 소문이 나서 이번에 신청하지 않은 조직들이 워크숍을 하게 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16개 부서, 16개의 이슈, 16번의 워크숍, 그 성공 요인 다섯 가지  무엇보다 근본적인 것은 담당자의 열정과 진정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담당자는 팀 단위 조직개발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지금까지 해 보지 않았던 방식을 자신의 조직에 설득해야 했다. 우리를 전문가로 존중하고 섬세하게 협의해서 마침내 프로젝트가 성사되었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서베이 결과 참조 + 자발적 선택권 부여’다. 서베이 결과 하위 팀에 ‘점수가 낮으니 워크숍에 참여하세요’라고 통보받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서베이 결과에 대한 조직 스스로의 해석과 자발적 신청이라는 요소는 ‘리더의 의지’라는 강력한 도움요소를 발생시킨다.    세 번째 성공 요인은 고객사 담당자와 담당FT의 유연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링크컨설팅의 FT들은 매번 최선의 성과가 날 수 있도록 고민하다가 때로는 다소 까다로운 조치들을 요구하게 되었고 담당자는 최대한 존중하여 대응해 주었다.  네번째 요인도 있는데, 전사적 조직문화와 개선의지다. 때로,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있는 곳에서는 전문 FT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우린 이런 상황이니 맞춰서 해내라’는 식으로 결코 성공적일 수 없는 조건을 강요하기도 한다. 축구선수에게 슬리퍼를 주고 경기에서 이기라는 식이다. 조직문화 전문가를 앞에 두고 후진적인 조직문화를 그대로 드러내며 따라 주기를 강요하는 셈이다. 워크숍을 통해 L사 다양한 구성원들을 만나보니, 조직문화가 전반적으로 유연하고 전사적 개선 의지도 커 보였다.      조직문화, 회의 문화처럼 직무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무언가를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개선하는 일도 직무 개선처럼 접근해야 한다. 교육장에서 지식을 습득했다고 실무력이 갑자기 고도화되는 것이 아니고, 교육 후 현업으로 돌아와 선배들이 가르쳐주고 스스로 부딪치면서 즉, 많은 시간 노력하면서 전문인력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통, 협업, 조직문화 같은 것들은 모두가 비전문가이면서도 한 두 번의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교육으로 기본적인 지식과 방향을 알려주되, 잘 안 되는 부분이나 잘 따라오지 못하는 조직은 별도로 더 다루어 주어야 한다. 팀장들에게 교육 조금 시켜주고 조직관리를 잘 하라고 기대하기보다, 어려움을 겪는 팀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작업은 탄탄한 조직개발 이론이 뒷받침되어 섬세하고 전문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마지막 성공요인은 퍼실리테이터의 조직개발 전문성이다. 모든 퍼실리테이터는 조직개발에 일조할 수 있지만 모든 퍼실리테이터가 조직개발 전문가는 아니다.       팀 단위 조직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사내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함과 동시에 팀 단위 퍼실리테이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흐름이다. 단, ‘잘’ 해야 한다. 몇 년 전에 나온 책의 제목 ‘조직문화가 전략을 이긴다’는 표현처럼, 이제 구글이나 애플, 넷플릭스 같은 출중한 기업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탄탄한 조직문화의 중요성은 명백해졌다. 더 많은 조직들이 조직개발 퍼실리테이션으로 더 좋은 조직문화로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2023. 06. 22.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마스터퍼실리테이터 (CPF/M of IAF)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컨설턴트 (CSC of ISCB)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인증전문 퍼실리테이터 (CPF of KFA)
발전적 피드백으로 성장을 지원하는 동료평가의 길

22.04.06

* 본 글은 HR isight 2022년 3월호에 기고한 글임을 알립니다. 지면 관계상 글을 쓸 때 참조했던 자료의 출처가 생략되었으나, 이 글에는 다시 실어 알립니다.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국내 여러 기업에서도 최근 동료평가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동료평가의 진정한 의미와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하지 못해 오히려 부작용만 낳는 사례가 많다. 동료평가의 목적은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지원하는 데 있다. 소통의 장으로서 동료평가를 시행하기 위해 기업이 고려해야할 점을 알아보자.    동료 평가는 성과측정이 아니라 성장을 지원하는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2013년 즈음, 미국 경영계를 중심으로 직원 간 순위를 매기는 상대평가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반성의 물결이 일었고, 마이크로소프트 등 발 빠른 곳들은 상대평가 폐지 대열에 합류했으며 2015년에는 상대평가의 원조 잭 웰치도 더 이상 상대평가 방식이 시대에 맞지 않음을 인정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가장 먼저 연말에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상대평가제도를 폐지하고 ‘상시 성과평가 제도’를 시행했다가 월 단위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원들의 민원에 따라 기존의 평가제도로 회귀한 이력이 있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리더의 일방적 평가에서 다면평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동료평가’ 방식이 자연스럽게 대두됐다. 삼성전자는 2021년 말 ‘절대평가를 확대하고 동료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1], 포스코는 최근 ‘협업포인트’제도를 신설하여 협업 활동을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있으며 동료평가제도도 시행 중이다.[2]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같은 해외 유명 기업뿐 아니라 카카오, 네이버, CJ, 삼성전기,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국내 유명 기업 및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기업들도 동료평가제도를 시행 중이다.     왜 동료평가를 하는가?   직장인 C는 자신의 최근 경험한 동료평가에 대해, “이 평가는 최악이며 회사에 대한 정이 떨어진다”고 소회하였다. C가 다니는 회사의 동료 평가제도를 요약해보면 이렇다. l  업무 동료 중 평가자 최소 8명 선정 (내 업무를 잘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음) l  온라인에 익명으로 평가 대상자의 장점과 단점을 서술형으로 입력 l  결과를 대상자에게 통보 익명성, 그것은 차마 얼굴보고 못 할 말을 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붙잡고 있는 이성의 끈을 놓고 못할 말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C는 매일 얼굴보는 동료들이기에 ‘단점’을 최소한으로 살살 적었다고 했다. 다른 동료들도 그랬을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를 받아 본 후 “나는 동료들에게 비수를 맞은 느낌이었고 내가 적은 동료의 단점도 그들에게 비수가 되어 꽂혔을 것이었다”는 충격에 빠졌다.     무엇이 문제일까?   최근 조직관리 동향에 비추어 살펴보자. 2019년, 네덜란드의 자유사상가이자 기업가인 위르헌 아펄로는 그의 책 <매니지먼트 3.0>[3]에서 명령과 통제를 원리로 하는 과거의 관리 방식(이를 매니지먼트 1.0이라고 명명했다)에서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BSC(Balanced Score Card), TQM(Total Quality Management) 등 몇 가지 패치를 붙인 한 때의 유행(매니지먼트 2.0)을 지나, 현재는 복잡성 이론에 기반한 매니지먼트 3.0의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들의 3.0의 탈을 쓴 2.0 심지어 1.0적 사고가 문제다. 즉, ‘관리와 통제’의 수단으로 ‘동료평가’를 이용하려고 한다.   2009년, 리더십 전문가 닐스 플레깅은 저서 <언리더십>[4]을 통해 통제에 의존하는 과거형 알파기업과 기존의 경영이론에서 벗어난 미래형 베타기업의 특징을 비교하였는데, 가장 인상깊은 점은 인사평가에 대한 관점이다. 알파기업이 “개인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고 인사고과는 필요한 것”이라고 보는 반면 베타기업의 경우 “개인의 성과는 평가할 수 없고 인사고과는 가부장시대의 유산”이라고 본다. 시대는 변해 가는데 많은 기업들은 아직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려고 한다.      훨씬 전인 1970년대부터 또다른 네덜란드의 사상가이자 기업가인 제라드 엔덴뷔르흐[5]는 사회학의 창시자 오귀스트 콩트(1798-1857)의 ‘소시오크라시(sociocracy)’ 사상적 기반에 ‘사이버네틱스’라는 시스템사고 이론으로 주춧돌을 놓아 현대적인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조직개발’ 이론을 집대성하였는데, 조직의 운영과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었다. 특히 업무 평가의 목적은 보상을 위한 등급 매기기가 아니라 오로지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발전적인 피드백’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면서 그 수행 프로세스를 상세하게 정립하였다. 소시오크라시 관점에서 현재 대부분 기업의 동료평가는 본질에 다가가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6]   동료평가에 대한 더 좋은 접근방법     첫째는 평가의 목표를 바꾸는 것이다. 동료평가의 목표는 기능개선을 위한 ‘피드백’이어야 한다. 업무평가는 왜 하는가? 승진을 비롯한 보상을 하기 위해서인가? 그러한 보상은 왜 하는가? 결국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다.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개인 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손쉬운 평가 방식을 채택해 온 것 아닌가.[7]본말이 전도된 목표 아래서 평가주체를 ‘리더’에서 ‘동료’로 바꿈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   동료평가의 목표는 숫자로 매겨지는 성과가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성장’이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개선을 목표로 하는 피드백 중심의 업무평가 제도가 되어야 하고, 이것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평가와 보상을 분리해야 한다.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겠지만 발 빠른 기업들은 이미 시도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360도 평가는 보상으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8]삼성전자는 “역량평가”와 “역량진단”을 구분하고 진단 결과는 보상에 활용하지 않는 방식으로[9]작지만 의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비상교육은 2019년 ‘성장위원회’라는 인사평가 방식을 도입하면서 앞으로 평가와 보상을 분리할 것임을 공식화하였다.[10][11]   둘째,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에 기반해야 한다. 즉, 내 업무 수행 과정을 잘 아는 선후배 동료를 스스로 선택하여 피드백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만 골라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할까 우려되는가? 그렇다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엉뚱한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은 우려되지 않는가? 알파기업의 시각을 버리길 바란다.   셋째, 올바른 피드백 방법을 훈련하고 대면 피드백을 도입해야 한다. 나를 평가한 사람의 범위가 뻔한데, 비수 같은 한 마디가 과연 누구의 평가일지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지 말자. 구성원간 신뢰를 단번에 깰 수 있는 것이 익명 비대면 평가다. 나에게 온 피드백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전달도 잘 안 된다. 기업들이 익명의 비대면 피드백 방법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피드백’하면, 공격적 혹은 비판적 평가 나아가 비난받는 모습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해야 한다고 하면 잘 못한 점을 찾아 ‘지적’해야 할 것 같아 매우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된다. 즉 발전적인 피드백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올바른 태도와 스킬에 대한 학습과 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했을 때 내가 되려 비난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는데, 이는, 조직에 심리적 안전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넷째는 심리적 안전감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상 넷째가 아니라 첫째로 중요하다. 내 말이 부메랑이 되어서 내 등에 꽂힐 것을 아는 한 영물인 우리 인간들은 절대 솔직하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눈치를 보고 정치를 하며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꼼수를 쓰게 될 것이고 그것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시스템의 문제다. 이런 상태로는 그 어떤 좋은 제도도 왜곡되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괜찮아요. 무엇이든 편하게 말씀하세요”라는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 언행에 대한 리더의 반응, 조직의 조치를 경험함으로써 만들어진다. 당신의 조직은 건설적인 피드백이 편안한 조직인가?       피드백 중심의 대면평가 하기     A사 상품기획팀 K는 입사 7년차다. 최근, 6개월이 소요된 중요한 프로젝트 하나를 막 마쳤다. 회사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마친 시점이나 자신이 판단하여 동료들의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1년에 1~3회 평가회의를 개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K는 자신이 한 업무과정을 잘 알고 있는 팀 동료, 선후배와 협업팀의 동료, 선후배 중 5명에게 평가회의에 평가위원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이 회의를 노련하게 진행해 줄 동료에게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요청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보통 30분~40분 정도 소요되는 이 회의를 위해, K는 지난 6개월 간 자신의 주요 업무 내용을 평가위원들이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업무평가서를 작성해 두었다. 업무 평가서는 K가 어떤 점에 무게를 두고 프로젝트에 임했는지, 개인적인 성취 목표와 함께 잘 되었던 점과 기대와 다르게 잘 되지 않았던 점,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고 싶은지 동료들의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등의 내용으로 총 A4 두 쪽 분량이 되었다. 평가회의는 아늑한 회의실에서 진행되었고, 위원들은 K의 자기평가 내용을 듣고 자신들의 의견도 피드백해 주었다. K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점을 찾아 칭찬해주거나 개선사항을 제시해 주었다. 동료들은 K가 자료를 수집해서 동료들과 잘 공유해주는 점이 따뜻하고 세심하게 느껴졌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K는 동료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질문 횟수를 줄이고 나름의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편이었는데, 그 점이 오히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앞으로는 업무가 너무 많이 진척되기 전에 조금만 미리 질문해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은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K는 자신의 질문에 선후배 동료들이 바로 답하지 못하거나 묵뚝뚝하게 반응하는 것이 단지 바쁘기 때문이거나 서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 다른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K는 앞으로 동료들을 더 믿고 더 많이 상의하면서 일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례를 읽고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것은 제라드 엔덴뷔르흐가 정립한 동료피드백 프로세스의 일부(후속 조치 생략)를 적용하여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다. 실제로 비상교육의 새로운 인사평가제도 ‘밸류UP’은 이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다. ‘강남언니’로 알려진 ‘힐링페이퍼’는 CSS라는 동료피드백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사내 모더레이터의 진행으로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12]여전히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민주주의도 처음에는 이상적이었고 현재의 기업문화도 과거에는 이상적이라고 평가되었다는 점을 환기하자. ‘토스’도 구설에 올랐던 ‘삼진아웃제’로를 폐지하고 ‘성과’가 아닌 ‘역량’ 관리를 목표로 하는 피드백제도로 전환하였다.[13]   만약, 전사적인 인사평가제도를 바꾸기 어려운 경우   우리 팀만이라도 해 볼 수 있는 일이 있다. SK네트웍스의 구매팀은 SK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일하는 방식 혁신”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팀 단위’ 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팀 조직문화에 극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었다. 전문가의 코칭과 컨설팅에 잘 따라준 결과 구매팀은 매우 높은 심리적 안전감을 갖춘 학습조직으로 재탄생했다. 그 끝에는 드디어 ‘동료피드백’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걱정했던 구성원들도 방법과 프로세스를 배우자 스스로 ‘성장통(通)’이라는 팀 만의 동료피드백 제도를 만들게 되었다. 전사적인 인사평가와 상관없이 서로의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고 있다. 이 팀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조직 상황에 맞는 업무평가제도를 천천히 만들어 가기 바란다. 힐링페이퍼는 ‘극도의 솔직함’을 권장한다. 생각해보자. 심리적 안전감이 없는 조직에서 힐링페이퍼를 따라 구성원들에게 ‘솔직하게 피드백하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먼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조직문화부터 구축하자. 당신의 조직에 동료평가를 도입하라는 말이 아니다. 동료평가 도입을 고려 중이거나 도입 중인 조직에 드리는 조언이다. 당신의 조직이 동료평가를 도입하려 하는가? 그렇다면 그것으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컨설턴트(CSC) 국제인증 마스터퍼실리테이터(CPF)   [1]뉴데일리경제, “삼성전자, 인사제도 개편… 절대평가 확대-동료평가제 도입”,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1/11/16/2021111600205.html [2]월간 인재경영, “포스코 HR의 2021년 주요 추진실적 및 2022년 계획”, http://www.abouth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58 [3]위르헌 아펄로 지음, 조승빈 옮김, 《매니지먼트 3.0》, 2019.1.2, 에이콘출판 [4]닐스 플레깅 지음, 박규호 옮김, 유필화 감수, 《매니지먼트 3.0》, 2011.11.1, 흐름출판 [5] Gerard Endenburg(1933- ), 자신의 회사 엔덴뷔르흐전기에 소시오크라시 원리를 적용하며 현재의 소시오크라시 이론을 집대성하였다. 은퇴 후 대학에서 소시오크라시를 가르쳤다. [6]존 벅, 샤론 빌린스 지음, 이종훈 옮김, 주현희 감수, 《소시오크라시-자율경영시대의 조직개발》, 2019.10.22, 한국NVC출판사 [7] “동료평가 함부로 하지 마세요”, 링크컨설팅 브런치, https://brunch.co.kr/@liink/60에서 재인용 [8] HR인사이트 2020년 5월호, “글로벌 기업들이 동료평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박조현 [9]블로그(Entrepreneur), “HR제도② 삼성전자의 표준체류연한 폐지, 절대평가 확대, 동료평가 도입 등 인사제도 개편 추진”, https://blog.naver.com/seyuloh/222573260358 [10] HR인사이트 2020년 7월호, “비상교육_직원 성장이 곧 조직의 성장, 밸류업을 이루다, 정은혜 [11]최윤희(비상교육 CP) 브런치, “평가제도의 다른 이름 밸류업”, https://brunch.co.kr/@choi-uni/2 [12] HR인사이트 2021년 2월호, “잘 나가는 ‘강남언니’의 동료피드백 원칙은?”, 김윤혁 [13] Tossfeed, 2021년 10월 19일, “토스, “워라밸 높이고, 업계 최고대우는 강화””    
조직문화 개선 워크숍의 바람직한 접근법

22.11.07

MZ세대가 주역으로 떠오르는 지금, 조직문화 개선은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기업들에게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조직문화 개선활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구성원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조직문화 개선 워크숍"입니다. 얼핏 보면 말이 됩니다.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토의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칫하면 말이 안 되는 워크숍을 기획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퍼실리테이션 현장을 겪은 전문가 입장에서 이 주제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조직문화 개선 워크숍, 어떻게 접근해야할까요?  1. 누가 논의할 것인가? 조직문화도 좋은 점과 개선할 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개선할 점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종종 조직 구성원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구성원으로부터 생생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은 매우 좋은 접근입니다.  2. 무엇을 논의할 것인가?  조직문화는 업무방식, 리더십, 다양한 조직 내 제도 등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거론되는 문제들은 그 범위가 방대합니다. Top 5 단골 이슈는 수직적인 문화, 불합리한 인사 및 평가제도, 사일로 현상(조직 간 이기주의), 불명확한 소통, 모호한 R&R 등입니다. 이쯤 되면 워크숍 담당자 입장에서는 이게 조직문화 워크숍이 맞나 싶을 것입니다. 온갖 문제들이 다 튀어 나옵니다.   그 중 하나를 자세히 볼까요? ‘수직적인 조직문화’로 수렴되는 항목 안에는 리더십 문제가 거의 늘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건 구성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인사 및 평가제도는 어떨까요? 사일로 현상, 불명확한 소통 문제도 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들이 해결안을 만들기는 어려운 주제들입니다.    R&R 문제의 경우, 정의가 안 되어 있어 문제가 되기 보다는, R&R은 정의되어 있지만 현업에서는 그것으로 설명할 수 없거나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업무들이 많기 때문에 그것을 일일이 문서로 정하기가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모호한 점 때문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구성원들에게 물어볼 수는 있지만, 해결은 차상위 리더가 해 주어야 합니다. 결국 다시 리더십 문제로 연결됩니다. 리더십을 개선하자니 결국 구성원들이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흔히 "리더 교육과 코칭" 또는 “이렇게 하도록 강제해달라”, "이런 경우 징계해달라"는 것입니다. 결국 일반 구성원들이 내 놓을 수 있는 해결안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3.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업에서 겪는 업무상의 불합리 또는 비효율 문제들과 그 해결방안은 현업 담당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직문화 'Top 5 단골문제' 즉, 수직적인 문화, 불합리한 인사 및 평가제도, 사일로 현상, 불명확한 소통, 모호한 R&R 문제도 그럴까요? 수직적인 문화(리더십), 인사제도, 소통 등의 문제에 관한 한 일반 구성원들로서는 잘 모르는 영역입니다. 전사적인 다양한 제도를 건드리는 일이 될 수도 있어서 해결안을 내 놓아도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그것이 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단지 문제를 '겪고'있을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조직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 모르는 것을 교육하고 - 배웠는데 실천이 안 되는 것을 코칭하고 -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일에 대해 토의하고 -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컨설팅받는 것입니다.   ‘불명확한 소통’ 문제에서 종종 거론되는 단골 세부 문제인 "리더들의 모호한 업무지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구성원들의 pain point는 "이 일을 왜 하는지, 정확하게 뭘 하라는 건지 설명 좀 잘 해달라"로 요약됩니다.    리더들이 명확한 업무지시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언어 소통이 가지는 근본적 한계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어야 할 것 같네요.) 최대한 명확하게 업무 지시를 하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PEDEQ 프로세스를 적용할 수 있겠습니다. (The Secrets of Facilitation, Michael Wilkinson)   Purpose ? 활동의 목적 설명 Example ? 사례를 들어 설명 Directions ? 수행 방법 설명 Exceptions ? 예외 또는 주의할 점 설명 Questions ? 궁금한 사항 질문 받음   많은 리더들이 오로지 direction만 주는 것이 문제인데요, 간단한 교육과 훈련으로 해결될 일을 현업 구성원들을 모아 토의를 시킬 필요가 있을까요? 조직문화 개선에 관해 많은 경우 '학습'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pain point를 발굴하고 개선 아이디어를 내 볼 여지는 여전히 있습니다. 전사적인 제도 개선이 아니어도 평소에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그 중에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구성원들의 토의, 워크숍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안건을 구체화하거나 범위를 좁히고,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 개선의 당사자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목적에 맞는 참석자를 엄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문제는 교육이 필요하고 어떤 문제는 토의가 필요한지 어떻게 알까요? 조직문화 또는 그룹 소통에 관한 전문가들도 교육으로 돕는 사람, 워크숍이나 조직개발 컨설팅으로 돕는 사람 등 저마다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직적인 관료제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복잡성의 시대가 됨에 따라 '소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그 방법도 이제야 정교하게 개발되고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다루는 데 문외한인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따라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우리 조직에 맞는 방법을 찾아가기 바랍니다.    조직문화 개선 워크숍을 하려 한다면,  - 워크숍의 안건을 구체화합니다. - 학습(교육)할 일과 토의(워크숍)할 일을 구분합니다. - 워크숍을 연다면 문제를 겪는 사람과 개선의 당사자,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2022. 11. 07.  주현희  국제인증 마스터 퍼실리테이터 (CPF/M of IAF)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컨설턴트 (CSC of ISCB) 링크컨설팅㈜ 대표 #조직문화 #퍼실리테이션 #소시오크라시_조직개발
UN 여성 우주 전문가 워크숍, 그리고 SDGs

22.08.14

UN 워크숍 그리고 SDGs       링크컨설팅에서 정말 뜻깊은 국제 행사를 돕게 되어 소식 공유합니다.    유엔연합우주사무국(UNOOSA)에서는 우주 분야의 여성참여 신장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Space 4(for) Women이라는 전세계 여성의 우주분야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워크숍(Expert Meeting)을 2021년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작년 주최국은 브라질이었고, 올 해는 우리나라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호스트 기관이 되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3일 간의 뜻깊은 이 워크숍 프로그램의 기획을 링크컨설팅에서 도와드리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참여하셨던 항우연 박사 한 분이 "퍼실리테이션 적용해서 재밌게 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저희에게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유창한 영어가 필수조건이라 제가 직접 진행은 못하지만 UNOOSA 담당자와 항우연 담당자가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전체 과정을 꼼꼼하게 설계하고 일종의 OJT, 현장 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구성원들은 갑자기 쏟아지는 영어의 홍수 속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둘째 날 아침에 한국 여성 우주인 이소연 박사님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해주고 있어서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   Space 4 Women이 UN의 SDGs 실천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UN은 전세계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2016년 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수립/선포하였고, 각 국은 자국의 SDGs를 수립하여 실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가 SDGs가 있고, 각 광역지자체 → 기초지자체 순으로 상위 목표와 정렬된 목표를 수립하였거나 수립하고 있습니다.  Space 4 Women은 SDGs 17개 목표 중 다음 두 가지 목표와 관련한 활동입니다.  4. 양질의 교육- 모두를 위한 폭 넓고 수준 있는 교육 보장과 평생 학습 기회 제공 5. 성평등 - 양성평등 달성과 모든 여성과 여아의 역량 강화      2022 전문가 워크숍에는 총 78명의 전세계 전문가가 총 3일 간의 토의에 참여합니다.    *********   화성시는 2019-2020년에 걸쳐 시민참여를 통한 SDGs 수립과 공무원들의 체계적인 이행계획 수립이라는 과업을 잘 수행하였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 회사는 약 8회에 걸친 시민 워크숍과 이후 공무원 내재화 워크숍을 도와 드리게 되어 SDGs를 조금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화성시, 화성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많은 화성시 활동가들이 함께한 정말 멋진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UN의 여성 우주 전문가 워크숍을 도와드릴 준비를 화성시에서 미리 시켜주신 게 아닐까, 합니다.  ***********   8월 17-19일에 진행되는 UN 워크숍 덕분에 최근에 저희 회사에 연락주시는 워크숍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지금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네요.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대전에서 진행되는데, 충청 지방에 큰 비 소식이 계속 있어 걱정입니다.  현장 소식 또 전하겠습니다.    UNOOSA Space 4 Women 홈페이지  https://space4women.unoosa.org/    
수평적인 조직문화에서도 팀장의 고민은 000000!

21.12.03

    #회의리더#팀장#고민 회의 리더로서  구성원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퍼실리테이션&조직개발 전문사  링크컨설팅 주현희 대표의  배민 리더십 특강 중 일부분을 공개합니다.    #퍼실리테이션#퍼실리테이션교육#퍼실리테이터#링크컨설팅 더 많은 내용이 궁금하다면  ▶ https://bit.ly/2ZKbocb
수평적인 조직의 딜레마, 길은 있다.

21.06.16

최근 기업들의 조직문화는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고객사 구성원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직원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경영진’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구성원들이 잘 해 낼 것을 믿고, 속도가 조금 느리더라도 구성원 스스로 상호 합의하여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경영진 말이다. 매우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냥 믿고 맡겨 둔’ 구성원들의 소통은 개인들의 성향이나 역량에 따라 산으로 가기 십상이고 회사는 수평적이지만 내가 속한 부서는 소통의 고통과 갈등 때문에 입을 닫게 되는 모순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소통’을 잘못 이해하고 그러한 구호만 외치면 자칫 ‘비효율’을 가져올 수 있다. 주먹구구식 소통으로 인해 구성원들이 겪는 감정적 갈등과 그것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A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수평적이다. 대표이사도 구성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다. 그러나 B가 속해 있는 부서는 다르다. B의 팀장은 쉽게 타인을 깎아내리고 공식적으로 면박을 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상급자가 참석하는 여러 팀의 협업 회의에서 욕설섞인 말로 타인을 공격하는데 그 어느 누구도 그를 막지 못한다. 처음에는 동등한 관계에서 누가 누구를 보고 뭐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막지 못하고 나중에는 말할 의욕을 잃어서 막지 않는다. 그 기세에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 결국 구성원 간 갈등은 깊어졌고 협의는 하지 않는다. 회의가 끝나면 돌아서서 각 팀 생각대로 진행한다.  C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매우 수평적이다.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 그런데 D부장은 업무지시를 할 수 없어 고민이다. 좀 성가시거나 평가를 잘 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닌 경우 팀원들이 “제 R&R과 다른 일입니다”거나 “바빠서요…”라며 일을 거부한다. 심지어 E사원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우리 회사는 수평적인 것 같지 않아요 부장님. 부장님하고 저하고 월급이 다르잖아요.” 이러한 기간이 길어지자 ‘문화’가 되어 버렸고 경영진이 어떤 결정을 내려도 구성원들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잘 따르지 않는다.   F사, 여러 팀의 협의를 목적으로 모인 회의에서 각자의 입장을 돌아가며 이야기한 후 의견을 좁히지 못한다. 요즘 회의 시간은 웬만하면 한 시간 이내로 잡아야 할 것 같아 회의실 사용 시간을 섣불리 더 길게 잡지도 못한다. 시간은 흘러 예약해 둔 회의실 사용 시간이 다 되어 간다. 결론은 “오늘 여기까지 이야기 나누시고, 다음에 다시 모이시죠.” 또는 “네 그럼 이 방안으로 일단 하시죠”라고 했지만 모두들 찜찜하고 다음에 만나면 논의를 다시 시작하게 된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이런 현상을 당연시하게 되고 그것이 일하는 문화가 된다. 신입 사원들은 그렇게 일을 배울 것이고 그들은 그들의 후배들에게 똑같이 할 것이다. 우리의 선배들이 두서없고 다소 포악하며 일방적인 소통을 대물림해 준 것처럼.      수평적인 조직문화 도입과 함께 종종 겪게 되는 딜레마를 이렇게 요약해볼 수 있다.  -      수평적이라는 이유로, 선의를 가졌지만 독단적인 한 사람의 결정을 아무도 막지 못한다.  -      서로 너무 배려하다가 어떤 결정도 못 하거나 ‘그저 그런’ 결정을 내리고 찜찜해한다.  -      모두가 모든 사안에 한 마디씩 하며 리더/담당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능력과 경험도 평등한가, 다 같이 결정하는 것은 늘 좋은가?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입맛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할까? 수평적인 조직에서도 여전히 ‘권한과 책임’, ‘책임과 권한’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에는 ‘룰’이 필요하다’. 넷플릭스의 ‘규칙없음 규칙’(『규칙없음』)은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분명히 규칙이 있다. ‘책임을 다 해야한다’는 규칙이고, 그것은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S사의 P팀도 상황은 비슷했지만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지원부서라는 이유로 TO가 4명이나 줄어든 상황에서 팀장은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고민하여 변화의 방향도 어느 정도 잡아보았다. 그러나 팀장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지시한다고 따라와줄 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과정은 참여적이고 변화의 결과는 ‘업무 효율화’여야 했다. 전문가의 코칭과 함께 팀의 비전과 미션을 정립하고 의사결정 방식과 결정권한의 체계화를 통해 팀의 의사결정 체계를 정립하였으며, 효과적인 업무 상황 공유를 통해 협업 문화를 이끌어 내었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을 찾아 없애고 팀 스스로 할 수 있는 개선활동을 하나하나 해 나갔다. 이 팀의 심리적 안전감은 전문가가 떠난 후에도 97점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개선을 스스로 이어가고 있다.         수평적인 문화를 위해 비효율을 당연시하면 안 된다. 수평적인 문화를 도입하는 것은 단지 MZ세대들을 잘 구슬려 보려는 의도에서 시작하면 곤란하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업무효과를 올리려는 시도여야 한다. 직무스킬이 한참 부족한데 ‘알아서 해보라’고 하지는 않는다. 적절한 훈련이 된 사람을 뽑거나 부족하면 교육을 통해 보충해준다.  변화의 속도는 빠른데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 시대에는 소통 역량도 직무 역량과 똑같이 다루어 주어야 한다.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구성원의 협업을 가로 막고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 관대하면 안 된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고 질문과 경청으로 소통하며, 조직의 역동을 이해하고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리더 스스로 학습하고 구성원들의 학습을 지원해주어야 한다.      2021년 6월 14일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마스터 퍼실리테이터 CPF/Master of IAF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컨설턴트 CSC of ISCB 《더 퍼실리테이션》 저자 《퍼실리테이터,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더》 공저자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시대의 조직개발》 감수자
사건사고로 알아보는 2021년 조직문화 이슈 - 윙크레터 #11

21.06.08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11 윙크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에디터 D입니다. 윙크레터 6월 호에서는  지난달 25일 일어난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과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성과급 논란을 통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살펴봅니다. 대기업 위주의 사례 분석이긴 하지만, 커다란 힘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현재진행형인 두 가지 이슈를 통해 조직의 규모나 산업군에 상관없이 많은 시사점을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건사고로 알아보는 2021년 조직문화 이슈 첫 번째 Issue. 직장 내 갑질 : 야근만 줄었다  지난달 25일 네이버에서 근무하던 40대 직원이 '직장 내 갑질 등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월 '이 사람과 일하기 싫습니다'를 수집한 뒤 전 직원에게 제공해 논란이 되었던 카카오에 이어, '꿈의 직장'이라 불리던 IT 대기업에서 잇따라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 더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1]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네이버에서도 이 사건과 관련된 임원들을 직무 정지[2]했지만, 많은 직장인들은 ‘남 일 같지 않다’며 여전히 관심갖고 지켜보는 중이다.   직장 내 문화가 예전보다는 좋아졌다지만, 실제로 아직까지 직장 내 갑질은 여전해 보인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 생활을 한 만 20세~60세 남녀 1,500명 중 73.7%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이 있다[3]고 답했고, 20대 직장인 과반 이상은 2021년에도 직장갑질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4]했다.  이처럼 직장 내 갑질은 여전하고 기대(?!)도 되지만, 이를 둘러싼 키워드는 변해왔다. 잡플래닛의 조사[5]에 따르면, 2019년 직장 내 갑질 키워드로 1위를 차지했던 '야근'은 2021년 6위로 내려갔지만, '직원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직장인들이 많아져 '생각'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팀바팀(팀마다 사정이 다르다)’처럼, 같은 회사 내에서도 부서에 따라 갑질이 일어난다며 '부서'가 2위를 차지했다. 계약직에 대한 무시와 차별, 무관심 그리고 직원들에게 책임 범위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으로 대표되는 '계약'이란 키워드가 새롭게 떠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창의성과 유연함을 무기로 하는 IT 업계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부 기업이 기존 국내 대기업의 수직적 문화를 닮아간 측면이 있다"[6]며 냉정한 기업 문화 평가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외형만큼 조직문화가 성장하지 못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진 산업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김세은 이대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겉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나타나지만 밑바탕에는 조직과 업무의 특성, 인력 문제, 업무분장 등 환경이 근본 원인일 수 있다"[7]고 밝혔다. 당장의 성과를 위해 단기적 처방만 한 채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지 않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많은 조직들이 인재 유치를 위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직장 내 갑질’ 사례처럼 '꿈의 직장'에서도 문제가 끊이질 않고, 새 직장에서도 곳곳에 복병[8]들이 도사리는 만큼 아직도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조직마다 각기 다른 시스템과 문화가 있듯이, 각 조직이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도출된 결과를 통해 시도할 수 있는 변화를 하루빨리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올해 설립된 사무직 노조만 해도 5군데가 넘는다. 지난 2월에는 LG전자에서, 3월에는 카카오뱅크 그리고, 지난 4월에는 금호타이어, 웹젠에서 사무직 노조를 설립했다. 같은 달 출범한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 노조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에게 상견례를 요청[12]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임금체계에 대한 불만과 기존 생산직 노조와는 다른 소통 방식을 시도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MZ세대 직장인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에서도 드러나듯이 '2030세대가 다수인 대기업 사무직 노동자들은 생산직 중심인 기존 노조가 자신들을 대변하지 못한다'[13]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업무 성취도와 회사의 성과에 따라 제대로 된 대우를 받도록 해 주어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사무직 노조의 설립 목적이 기득권 유지가 아니라 공정한 평가를 통해 권익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면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공정한 성과와 연계된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 경영체계의 개선이 이뤄진다면 궁극적으로는 채산성을 높이는 효과도 낳게 될 것"[14]이라며 조직이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받고, 보상받고 싶은 마음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공통점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공정한 보상과 승진 체계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동기 부여와 성장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조직 구성원의 기대와 조직의 방향이 어긋났을 땐 돌이키기 어려운 리스크가 발생하고, 지금처럼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인 고광열 작가는《MZ세대트렌드 코드》에서 MZ세대는 '불공정은 용서하지 않는다'[15]고 진단한 바 있다.  MZ세대가 주축이 되어가며 유례없는 조직문화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는 지금, 조직이 시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투명'과 '공정'이라는 키워드들은 공통적으로 '소통해야 함'을 시사한다. 기존의 방식대로 밀실에서 정책을 수립하여 뚜껑을 열었을 때 구성원들의 기대와 상식에 어긋나는 사례를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노무, 경영 이론에 따라 겉모양만 바꾸어 재탕, 삼탕하는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어쩌면 '소통하는 조직'으로 DNA를 바꾸는 일이 아닐까?   윙크레터 구독하기
조직문화 키워드 분석 - 윙크레터 #10

21.05.07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10   이처럼 어른이 되어도 어린이날이 공휴일이라는 건 참 기쁩니다.  윙크레터 5월 호에서는 조직문화를 둘러싼 키워드들을 분석해보려고 합니다.어떤 키워드들이 생겼다가 사라졌는지부터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키워드는 무엇인지까지 살펴봅니다. 여러분의 조직문화는 어떤 키워드로 이루어져 있는지 참고해 보세요. 더 나은 조직문화를 위해 윙크레터가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윙크레터 : 날개 윙 + 링크컨설팅 크  윙크하세요. 직장 생활에 날개를 달아주는 뉴스레터입니다.  매달 첫째주 수요일 오후 2시, 여러분께 날아갑니다.      수평적 조직문화 수평적 조직문화는 여전히 많은 조직에서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매경이코노미에서 지난 6월 발행된 <재계 조직관리 新트렌드 7선> 에서 다섯 번째 트렌드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꼽았다. 수평적 조직문화의 사례로는 카카오의 전사 미팅 성격 ‘아지트’ '오픈톡'에서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방식. SK텔레콤에서 2030 직원에서 평가를 듣는 '주니어 보드' 제도를 신설한 사례를 소개했다. 조직개발 전문가들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호칭을 영어 닉네임으로 통일하고, 책임이 없는 자율을 추구하는 것 등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와 반대되는 의미의 ‘수직적 조직문화’는 직장인들이 입사를 가장 후회하는 회사가  갖고 있는 조직문화의 유형으로 꼽힌다. 이제는 MZ세대가 회사의 주축으로 떠오르며 많은 기업들이 이 같은 수직적 문화를 수평적인 문화로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          1960년대 초 IBM이 세계 최초로 조직문화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People Analytics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그 후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도 진단을 시작했고, 국내의 경우 198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었다.[15] 다만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조직 내부의 정치적, 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해 조직 진단 후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16]이 있었다. 현재는 기업, 공공기관, 스타트업, 비영리 조직 등에서 자체 툴을 개발하거나, 조직에 적합한 진단 도구를 사용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데니슨 조직문화 진단 도구, GPTW 조직문화 진단, 조직문화 평가도구 OCAI, Q-sort 조직문화 진단 등)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김성준 박사는 조직문화 진단이 과거의 구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정성적 주관식 데이터를 활용하고, 둘째, 경쟁사의 데이터를 입수해서 분석[17]하라고 강조한다. 즉, 조직문화 진단에는 우리 조직이 일하는 방식이 지속가능한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애자일(Agile) 애자일 조직이 운영되는 방식. 글로벌 경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조직의 '민첩성(Agility)'이 강조되는 요즘, 많은 기업들이 애자일 조직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영 관점에서 연구자들이 정의한 민첩성은 ‘반응성(reactivity), 유연성(flexibility), 적응성(adaptibility)로 대변된다.’[18] 《애자일 조직》의 저자인 린다 홀베치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민첩한 조직들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 진행된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은 '공공부문 R&D 분야에도 애자일 전략이 필요하다'[19]고 강조했다. 이처럼 조직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애자일 전략이 확산[20]되고 있듯이, 애자일은 앞으로도 조직문화 혁신의 트리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15] 인살롱. <데이터로 문화를 정의할 수 있을까?>. 2020.08.31.  [17] 인살롱. <조직문화 진단, 과연 내부 데이터밖에 없는 걸까?>. 2020.08.24.  [19] 머니투데이. <"팬데믹, 위기 아닌 기회…디지털 전환·애자일 전략 필수">. 2021.04.29.     
우리 회사 워크숍에 넛지를 설계하는 방법 #카드뉴스

21.04.16

                      회의실의 넛지를 설계하고 싶다면 ▶ https://bit.ly/3dmEKBu
건강한 조직에 건강한 개인이 깃든다 - 윙크레터 #09

21.04.08

        윙크레터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09         윙크레터 4월호에서는 건강한 조직은 어떤 의미인지, 조직건강도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윙크레터가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건강한 조직에 건강한 개인이 깃든다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더라도 한 번 나빠지면 삶의 전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바로 건강 상태이다몸과 마음 모두건강이 좋지 않을수록 작은 변화에도 남들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오랜만에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계단으로 걸어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숨이 많이 차거나하루 야근했다고 예전과는 다르게 피곤함이 몰려온다면그 때서야 많은 이들이 건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곤 한다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1]. , ?  [1]두산백과           ‘경쟁 업체보다 빠르게 내부적으로 한 방향으로 정렬하고, 실행하고, 새로워져서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능력’. 또한 조직건강에 대해 기능적인 측면과 심리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정립한 논문 <건강한 조직의 의미와 조직건강의 통합관점>에 따르면,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개인의 건강을 결정하는 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매일 술 마시고 잠도 적게 자는 사람이 건강하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구성원들이 회의 때마다 지치고, 보고하느라 스트레스 받고, 자율적으로 일하고 있지 않다면 건강한 조직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미세먼지 지수가 최악을 가리키고 있거나 태풍이 몰아치는데, 맨몸으로 외출하면 건강은 물론 목숨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스콧 켈러, 콜린 프라이스. 《차이를 만드는 조직》. 2016. 전략시티.        
애자일과 소시오크라시의 만남_Snapper 사례

21.03.08

뉴질랜드 웰링턴 대중교통 티켓 서비스 제공사 ‘Snapper’ 사례 아래 소개하려는 사례는《BOSSAnova; company-wide Ability with Beyond Budgeting, Open Space & Sociocracy》(Jutta Eckstein & John Buck)에 실린 사례를 번역한 것입니다. 유타 엑스타인은 애자일 전문가로서, 존 벅은 소시오크라시 전문가로서 책을 통해 Beyond Budgeting(예산 수립을 넘어) 방법, 오픈스페이스 테크놀로지(자율조직화의 원리를 적용한 퍼실리테이션 기법의 하나), 소시오크라시(자율경영이론)가 어떤 식으로 공통점을 가지며 어떻게 시너지를 내는지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며 애자일의 전사적 적용을 위한 지침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한국어판은 현재 번역 중입니다.     스네이퍼라는 회사를 도왔던 컨설턴트 샌디 마몰리가 짧게 회상한 아래 글은 소시오크라시의 전반적 특징에 대해 잘 보여주지는 않지만, IT를 넘어 애자일을 적용하려는 조직에 소시오크라시가 어떻게 뒷받침해주는지 맥락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합니다.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홀라크라시는 소시오크라시에서 착안하여 소시오크라시의 복잡한 용어들을 간결하게 설명했습니다. 이는 많은 조직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기도 했지만, 수평적인 조직을 ‘관리자 없는 평면적인 조직’으로 해석하여 혼란을 주기도 했습니다.   아래는《BOSSAnova》 59~62쪽을 번역한 글입니다.      스네이퍼는 60명 규모의 작은 회사지만 전 세계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0년에 시작된 그들의 애자일 여정은 홀라크라시로 옮겨갔다가 결국 소시오크라시와 오픈스페이스(OST, Open Space Technology)의 혼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애자일을 스네이퍼에 소개했던 Sandy Mamoli의 이야기다.    Agile   2010년 나는 스네이퍼의 IT부서에 애자일을 소개하는 팀의 일원이었다. 우리는 애자일을 통해 IT를 넘어 협업이 일어나고, 빠르고 질적으로 우수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를 희망했다.  애자일은 다음과 같은 약속들을 이행했다. 스네이퍼가 일을 더 잘 하는 것,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협업과 상호 존중 그리고 일에 진정한 열정을 느끼는 문화를 갖게 되는 것 말이다. 약 7년 동안 직원들이 애자일 원리를 잘 따르고 일하는 방식에 대해 완벽한 (코치들의) 통제 안에 있을 때는 진정 민첩함(agility)을 달성해왔다.  그러나 애자일은 주로 IT 및 기업의 일부분에 한정되었다. IT, 재무, 마케팅 그리고 고객 서비스 팀 등 여전히 전통적인 구조를 유지했다. 이러한 팀 간의 협업은 때때로 힘들었고 오류에 빠졌다.    근본적인 조직 재설계    2016년 스네이퍼는 성공과 성장을 예견함과 동시에 규모 확장의 위험성도 인지했다. 그들은 고통없이 인력을 추가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했다.  그 때 그들은 ‘홀라크라시(holacracy)’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협업할 수 있다는 말, 홀라크라시가 조직 전체에 어떤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애자일을 보완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끌렸다. 근본적인 투명성, 타당한 의사결정 그리고 역동적인 조직 등 모든 이론이 맞는 것 같았다.  또한 지속적인 개선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 매료되었다. 홀라크라시에서는 각 팀(서클)에 스스로를 개발하는 책임이 주어져 있다.      홀라크라시(holacracy)   나는 스네이퍼와 그 전 7년간 일했었는데 다시 홀라크라시를 도입하고 안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우리는 마음을 열고 그 일을 시작했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규칙을 엄격하게 수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홀라크라시가 지향하는 대로 모든 것을 해보려고 했다. 완전하게 적용하는 것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지식과 경험에 따른 부분도 있었다.  우리는 각 서클마다 목적과 영역(domain), 책임을 정의하도록 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나는 한 달 남짓이면 다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뭐 얼마나 어렵겠는가? 결과적으로 이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했고 그들의 조직문화에 생소하게 느껴지는 규범 용어와 엄격한 규칙을 싫어했다. 우리가 왜 홀라크라시를 도입하고 있는지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는 하면서도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어떤 모습이 될지 명확한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소시오크라시(sociocracy)   우리는 홀라크라시에 담긴 생각과 목표가 주는 잠재력을 알긴 했지만 규범집에 너무 많은 규칙이 있을 때 체계 자체에 압도되어 원리를 망각하기 쉬웠다. 애자일 용어로 이야기하자면 그것은 ‘being agile’과 ‘doing agile’의 차이와 같다.  애자일 세계의 이러한 문제에 직면할 때 우리는 길을 찾기 위해 애자일 매니페스토와 그와 관련된 원리들에 의지하게 되는데, 홀라크라시에 깔려 있는 원리들이 사실은 소시오크라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시오크라시 원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우리는 시스템의 본질과 그 안의 (IT 외) 나머지 부문의 바람직한 행동 양식에 관해 명확하고 간결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소시오크라시는 더 잘 협력하고 눈에 띄게 빠르고 더 쉽게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동의(consent)에 의한 의사결정을 신나는 록음악과 같다고 생각한다! 상호 연결된 서클 시스템은 무언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가시성을 제공했다. (중략)   결론    우리는 지속적 개선을 이끌어 내고, 조직을 가로질러 명료성과 가시성을 제공하며, 관련된 당사자들과 빠르게 의사결정에 이르게 하는 등, 애자일, 홀라크라시, 소시오크라시, 그리고 OST의 조합이 얼마나 강력한지 확인했다. 이 결합은 우리가 동의하는 원리와 가치 즉, 분산된 리더십과 책임, 지속적 개선, 그리고 투명성의 원리와 가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형성해주고 있다.      최근 필자는 애자일 코치들과 교류하며 애자일 도입 조직들이 겪는 어려움들에 대해 듣고, 소시오크라시가 어떻게 보완해줄 수 있는지 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소시오크라시는 사상적으로는 1800년대로 기원이 거슬러 올라가고 조직 경영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이므로 애자일을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애자일이든 무엇이 되었든 자기 조직화 또는 민첩한 자율경영 조직을 지향하는 모든 조직에 꼭 필요한 실용이론입니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소시오크라시는 창시자 및 후계자 특유의 근본주의 덕분에 이론의 탄탄함과 효과에 비해 전파 속도가 느린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마케팅에 너무 무심하고 무능하다’는 내부 반성이 나올 정도로 남들이 뭐라든 제 갈 길을 가려는 우직함이 글로벌 소시오크라시 센터에는 있습니다.  그러나, 추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그 추종자들 가운데는 꽤 ‘전파’ 및 ‘홍보’에 능한 사람들도 생겨나서 이제 Youtube만 검색해도 상당히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으며, 애자일과의 상관 관계를 알리는 애자일 코치도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 소시오크라시를 소개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반가운 일이면서도, 한 편으로 소시오크라시 같은 자율경영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조직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책으로 조직을 바꾸려 하지 말기 바랍니다. 그것은 ‘책으로 연애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조직의 ‘관행’을, ‘체질’을 바꾸는 일이니,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바랍니다.   《BOSSAnova》에는 애자일의 전사 적용에 소시오크라시와 Beyond Budgeting, 오픈스페이스 등을 활용했던 사례들이 더 나옵니다. 마음이 급하신 분은 아마존에서 주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Sociocracy Korea 대표 링크컨설팅 대표 주현희 번역   www.sociocracykorea.com www.liink.co.kr  
팀 단위 조직개발 성공사례를 소개합니다

21.03.04

조직개발 컨설팅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2020년 '팀 단위 조직개발' 성공 사례 4가지를 소개합니다. 일하는 방식을 혁신한 대기업 S사 P팀!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더욱 더 발전한 H사 M팀! 전사 인사평가제도를 혁신한 비상교육과 서울시 출연기관인 S센터의  성공 사례를 통해 팀단위 조직개발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팀 단위 조직개발] 성공 사례 #1  일하는 방식을 혁신한 대기업 S사, P팀 전통적이고 루틴한 업무를 맡고 있는 S사의 P팀, 전사적으로 이 팀의 존재가치가 낮아지고  2020년 팀에 할당된 TO가 4명이나 감소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감사팀에 있었던 000 팀장은 발령받고 일을 해 보니,  감사팀에서 이 팀을 바라볼 때와 전혀 다른 감정과 안타까움에 휩싸였습니다. 돌파구를 만들고자 여러가지 학습하고 연구하면서  팀 경영 방식에 대한 구상이 되어갈 즈음  그룹 차원의 '지원 프로그램' 공고가 있었습니다. '일하는 방식 혁신'의 '실험' 대상이 되고자 하는 팀은 '자원'하라는 것이었는데,  이거다! 싶어 팀의 핵심 멤버들과 준비하여 지원했고, 실험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애자일 전문가(조승빈 대표, 컨그루언트애자일)와  소시오크라시 전문가(주현희)의 콜라보로 진행되었던 이 프로젝트는 이름도 재미있습니다. 칸소네 '칸'반 + '소'시오크라시 + '네'트웍스 의 첫 글자를 딴 것 입니다.   이 실험은 2개월이라는 다소 짧은 기간이었지만 극적인 반전이 있었습니다. 팀의 분위기가 "우리는 그냥 사달라는 거 사주는 구매 대행팀인가,  원가 절감과 빠른 구매가 중요한 목표인가" 하는 좌절감에서 "전문성 있는 구매 컨설턴트로서 전사의 중기미래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매를 돕는 팀"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서로 소통할 필요성조차 모른 채 각자의 업무를 꾸역꾸역 하던 것에서  매일 서로의 업무 근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서로 도울 거리를 찾는 팀으로 바뀌었습니다. 팀장의 리더십과 팀원들의 팔로어십을 정립하여 수평적이면서도  효율/효과적인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회의체계가 정립되었습니다. 업무 피드백을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는 소통 스킬과  소통 문화가 잘 만들어져서 이 팀이라면  당장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을 도입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이 팀은 전사적으로 매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컨설팅받은대로 회의 체계 및 기록물 관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연말에는 '일하는 방식 혁신' 사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팀에 일어난 변화를 즐기고 있는 팀원 세 명이  자발적으로 출품하고 일궈낸 성과라는 점입니다. S사 내부에서 공유되고 있는 그들의 동영상에는  정말 일하는 행복이 묻어납니다. 이 팀에 뭔가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는 것을 주변 팀들이 느낄 정도였으니  2개월의 성과치고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요?  이 성과는 CEO께 보고되었고, 다음 팀이 준비 중입니다. :) [팀 단위 조직개발] 성공 사례 #2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한 H사, M팀 어느 기업보다 앞서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고자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H사. 다양한 시도를 하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혼란과 고통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거의 매년 조직개편을 하며 자신들에게 맞는 경영 방식을 찾아가고 있죠.  2019년 1월도 그러하였습니다. 그런데 하필 작년까지 아옹다옹 어쩌면 으르렁댔던 세 개의 팀이  하나의 팀으로 묶여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왜?? 한 팀으로??' 이것이 주된 반응이었습니다.  각자의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팀장의 말이라고 해도  납득되지 않으면 저항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조직문화,  융화되지 않는 팀원들을 보면서 팀장은 난감했습니다.  결국 6개월간의 조직개발 컨설팅을 받기로 한 팀장님의 결심으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습니다. 산적한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진정한 하나의 팀이 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궁금해하고  도와주려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성실하게 직장생활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런 길을 모르는 것이 문제입니다. 2020년 1월, 다시 조직개편이 있었고  조직개편 피로가 누적되어 있던 구성원들의 저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했습니다. 각 팀에서 1~2명씩 모여서 진행된 전사 의견 수렴 워크숍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려운 대화의 시간 동안 냉정을 잃지 않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답변을 잘 듣고, 바람을 찬찬히 이야기하고, 흥분하는 동료들이 감정적으로 엇나가서 대화를 그르치지 않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그들은 M팀 구성원들이었습니다. 더욱 보람찬 것은 M팀에서 가장 비판적이고 곧잘 흥분하며  동료들을 비난하기 일쑤였던 000님도  너무나 달라진 모습으로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현재 M팀 구성원의 일부는 다른 팀으로 발령받았거나 퇴사 등의 변동이 있는 상태이지만  핵심 멤버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팀 운영을 잘 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다른 팀으로 발령난 멤버들도  옮겨 간 자리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전사 조직혁신, 팀단위 조직개발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팀 단위 조직개발] 성공 사례 #3,4 비상교육 밸류업 & 서울시 출연기관 S센터의 인사평가제도 링크 프렌즈 중에는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 한 분은 소시오크라시에 매료되어  소시오크라시가 권하는 방식으로 소속기업의 전사적 업무평가 방식을 혁신했습니다. 또 한 분은 서울시 출연기관에 종사하는 분으로,  조직에 소시오크라시의 '동의 의사결정 및 회의 체계'와  '업무평가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누군가에게 평가받기 전에 내가 먼저 나의 일을 평가해보고,  동료들의 진심어린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선 계획을 수립하며,  이것이 팀에 전달되어 개인과 팀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소시오크라시 평가방식의 골자입니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일은 심리적 부담감이 큰 편이라  처음 시도할 때는 주저하지만  직접 적용해 본 사람들의 만족도는 놀라울 정도로 높습니다.  우리가 모두 바라는 거잖아요, '제대로 평가받는 것'.  그런데 그 방법을 모르는 거잖아요, '평가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것'.  S센터는 준공공기관이고, 구성원 및 리더들이 자주 교체되며  서울시와의 행정적 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센터장이 만들어낸 평가 시스템은 혁신적이면서도 한 편으로 현실적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센터장님의 피드백은  "동료들 사이에 신뢰받고 정말로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상교육은 조직이 비교적 안정적인 일반기업으로  전사적으로 조금 더 과감하게 혁신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최윤희 실장은 요즘 그 사례를 여기저기 전파하느라 바쁜데요, 처음에 난감해했던 직원들로부터 이제는 "이렇게 진실한 피드백과 평가를 받게 되어 기쁘다"는 평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합니다.   ▶ 비상교육의 새로운 인사평가제도 밸류업 소개 ▶ 밸류업 소개 동영상 보기   팀 단위 조직개발 컨설팅! 링크컨설팅과 함께하세요.
동료를 떠나게 만드는 동료평가의 함정 - 윙크레터 #08

21.03.04

  윙크레터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08     윙크레터 3월호에서는 동료 평가 이슈와 이상적인 방향에 대해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기업의 인사평가를 두고 많은 말이 오갔습니다. 평가 결과에 수집된 ‘이 사람과 일하기 싫습니다’는 내용을 전 직원에게 공개한다는 것 때문이었는데요. 현재 진행형인 이 논란의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여기 또 가 있습니다. 한 번 들어 보시죠.    윙크레터 : 날개 윙 + 링크컨설팅 크  윙크하세요. 직장 생활에 날개를 달아주는 뉴스레터입니다.  매달 첫째주 수요일 오후 2시, 여러분께 날아갑니다.    국내 중견 IT기업에 다니는 A는 최근 있었던 동료 평가 때문에 고민이 많아졌다. 평가 시즌이라 동료 평가를 진행했는데, 누가봐도 일을 잘하는 B가 말도 안 되는 평가를 받고 회사를 떠나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B가 A와 같은 팀이 아니란 점이지만,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몇 번이나 진행했던 B가 회사를 떠나게 된 건 정말 안타깝다. 이건 회사에도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어쩌다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일까?   평가의 목적을 고민하다      A는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되는 게 맞나? 그리고 ‘동료 평가’에 대해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의 평가 방식과 목적이 잘못되었다는 확신이 생겼다.  '동료평가가 임직원들의 지속적인 발전과 팀의 성과 향상을 위한 수단이 아닌, 특정 동료를 매장시키거나 몰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1]  동료 평가의 목적은 기능 개선이어야 한다  효과적인 평가는 동료의 행동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그러기 위해선 평가의 목적이 개인과 조직의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되는 기능 개선에 중점이 맞춰져야 한다. 평가를 통해 동료들의 등급을 메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기능 개선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업무 평가를 시행한 기업에서는 아래와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2]   (1) 개인 업무 평가 시 흔히 나타나는 저항을 줄인다.  (2) 소속감과 공동체 정신을 강화시킨다.  (3) 개인과 팀 업무수행 사이의 분명한 관계를 만들어낸다.  (4) 측정과 계속된 개선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문화를 북돋아준다.  (5)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을 일으킨다.  (6) 조직 내 구성원의 성장과 조화에 도움이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1] 박조현. <글로벌 기업들이 동료평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2020. HR insight. [2] 존 벅, 샤론 빌린스. 이종훈 옮김. 주현희 감수.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시대의 조직개발)》. 2019. 한국NVC출판사.   평가가 아니라 축하로 여겨지는 동료 평가      위와 같은 효과는 ‘소시오크라시 거버넌스 평가’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동료평가를 진행했을 때 나타났다. ‘자율경영 시대의 조직개발’이라 불리는 소시오크라시 방식은 이미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에 적용되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중견 교육업체 비상교육에서는 이 같은 방식의 평가를 받은 직원이 ‘내 발전에 도움이 되서 너무 좋았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3] 승진과 보상을 위한 평가에서 모두의 성장을 위한 피드백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시오크라시 방식의 평가는 개인과 집단 모두에게 배움의 과정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에서 말하는 ‘평가’보다는 ‘축하’로 여겨진다. 최근 논란이 된 동료 평가로 인한 감정들이, 그 동안 직원들이 평가 과정에서 느꼈던 엄격함이 아니라, 축하받음이었다면 어땠을까? 동료 평가 방식이 달랐더라면 개발자 A는 소중한 동료를 잃었을까? 이제, 평가의 목적 자체가 다른 소시오크라시 방식의 동료평가를 적용해 볼 때이다. 더 이상 소중한 동료들을 떠나보내기 싫다면 말이다.   [3] 사례 더보기 :  <팀 단위 조직개발 성공 사례를 소개합니다>     글 에디터 D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며 수백건의 워크숍을 경험한 후, 책을 만드는 에디터이자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조직의 문화와 리더에 주목하는 편이다. Systems thinking 입문서 <생각의 미래>(지식노마드. 2016)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만만찮은 조직 내 소통, 그 곳에 이르는 길

21.02.27

카페에서 친한 사람들과 환담을 나눈다고 생각해봅시다. 두세 시간이 훌쩍 갑니다. 목적, 정해진 시간, 그리고 결론 낼 안건도 없습니다. 비교적 쉬운 소통입니다. 반면 직장 내 소통은 어떤가요? 짧은 시간에 다양한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목적있는 대화를 나누고 결론을 내야합니다. 카페 환담과는 다르게 난이도가 높은 소통입니다.  무서운 사실을 하나 알려드리죠. 과연 우리는 스스로의 생각을 정확하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생각은 시시각각 변하는 오로라나 경계를 구분하여 이름 짓기 어려운 빛의 스펙트럼과 같지만, 언어는 분절적이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설명한 것도 듣는 사람마다 제 각각 다르게 이해한다는 것에서 소통에는 늘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직무역량을 익히는 것 vs 소통 역량을 익히는 것 소통이 어려우니 관두라는 말은 아닙니다. 소통은 여러분이 직장에서 신출귀몰하게 활용하는 직무역량보다는 훨씬 쉽습니다. 다만, 그 직무역량을 익히기까지 투자한 노력의 반의 반의 반도 안 쓴다는 것이 함정이죠. 이 복잡한 컴퓨터, 그 안의 다양한 프로그램들… 지금처럼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함께 보냈을까요?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소통이 안 돼서 고민인 사람들끼리 모여 수다를 떨면 답이 나올까요? 좀 후련하긴 하죠. 다른 사람들 경험도 들어보고 힌트도 조금 얻고요. 안타까운 얘기지만 그것 만으로는 어렵습니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꾸준한 노력, 소통이 ‘일어나게 하는 기제’가 필요합니다.  온 몸으로 새겨야 하는 소통 방식  많은 조직들은 소통 전문가를 잠깐 ‘소모’하고 맙니다. 소통을 위해 뭔가 하긴 했다는 위로와 증명이 필요한 것일까요? 또 많은 분들이 소통 전문가의 ‘말’을 탐닉합니다. 그러면 자신의 역량으로 이식될까요? 말이나 글로 전달할 수 있는 지식 즉, 형식지는 책을 읽고 토론하는 학습활동으로 많은 부분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전거 타기를 책으로 배울 수 없듯이 소통에는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온 몸으로 시간을 두고 몸에 새겨야 하는 암묵지인 것입니다.   조직 소통을 개선하는 다섯 단계 여러분들이 오랜 시간과 엄청난 노력을 들여 성취한 직무 역량처럼, 소통도 그렇게 학습해야 합니다. 최소한 다음 세 단계는 시도해 보세요. 1. 소통에 관한 책을 읽거나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면 가십 기사를 읽고 잊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2. 연애를 책으로 배우는 것 같은 일이 되지 않으려면 교육과정에 참석해 전문가의 생생한 언어와 실습으로 조금 더 익혀보세요. 물론, 강의를 들었다고 당장 연애를 잘 하게 되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감’을 잡을 수는 있습니다.  3. 배운 것을 적용하며 끈질기게 시도해 보세요. 실수가 있더라도 겪은 만큼 내 것이 되고 발전합니다.  여기까지는 ‘개인이 소통역량을 학습하는 과정’입니다. 조직의 소통역량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4. 더 많은 사람들이 위와 같이 학습하고 서로의 실천을 돕습니다.  이쯤 되면 조직에서 ‘소통 메신저’들이 생겨나면서 뭔가 해볼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여전히 조직이 소통을 잘 하는 상태는 아닐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세요.    5. 이제, 조직 내 소통 체계를 개선하고 그에 상응하는 소소한 소통 정책도 세웁니다. 사실상 여기부터는 전문성이 매우 높은 영역입니다. 취향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적인 답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검증된 소통체계와 정책을 수립하고 체화할 때까지 전문가에게 멘토링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이런 것까지 내부 담당자보고 해결하기를 바라는 ‘윗 선’의 실책, 그것이 우리의 비애입니다. 그렇게 탄생하는 게 ‘주니어 보드 만들기’ 등의 단편적 처방입니다.        직무역량을 익히는 것보단 훨씬 쉬운, 소통의 길 능력 있는 HR 또는 조직문화 인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부’ 인력이라는 한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같은 처지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권위 또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까다로운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역량에 따라 이 모든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조직 문화를 개선해 가는 분들이 분명히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대부분 조직에서 소통은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기억하세요. 소통은 직무역량 만큼이나 열심히 익히고 또 익혀야 한다는 것, 조직내 소통을 위해서는 더욱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그 어려운 직무역량도 모두 잘 익힌 우리들입니다. 소통 감수성을 타고나지 않았어도 분명히 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직무역량을 익혀 온 과정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2021년 2월 26일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마스터 퍼실리테이터 CPF/Master of IAF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전문가 CSE of ISCB “더 퍼실리테이션” 저자 “퍼실리테이터,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더” 공저자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시대의 조직개발” 감수자  
화상회의에서 참여를 이끌어내는 다섯 가지 질문

21.02.23

  온라인에 접속은 했지만 참여하지 않는 참석자, 무엇이 문제일까요? 화상회의에서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아래 다섯 가지 질문에 대답해 보세요.     1. 목적과 목표에 맞는 참석자가 초대되었는가?     2. 동기부여가 되었는가?     3. 적합한 프로세스와 참여도구를 활용하는가?     4. 참석자들간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일으킬 것인가?     5. 오프라인같은 현장감을 얼마나, 어떻게 줄 것인가?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있는 분들을 위해 Liink 퍼실리테이션 기본과정을 소개합니다. 10만원 상당의 Facilitation Toolbox를 드리는 Liink 퍼실리테이션 On/Off 동시진행 특별과정에 참석해 보세요.       일시 2021년 3월 10일(수) ~ 12일(금) 09:00-18:00 장소 온라인(ZOOM) & 링크컨설팅 강의장 비용 880,000원 (할인혜택 제공) 참석방법 https://bit.ly/3ppS0YI 문의하기 02-855-9644 liink@liink.co.kr
동료평가(peer feedback) 함부로 하지 마세요

21.02.19

현행 인사 평가 제도의 한계와 대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저희는 팀장이 일방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동료평가(peer feedback)을 합니다.”라고 답하는 기업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과거와 다른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료 평가의 도입 여부’가 아닙니다. 그것을 어떤 목표로 어떻게 하느냐, 어떤 조직 문화가 바탕이 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작년 4월에 ‘토스’의 동료 평가 방식을 우려하는 기사가 있었고, 어제는 꿈의 직장 카카오의 동료평가가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기사 만으로 이들 기업의 모든 인사 및 평가 제도를 알 수 없고 함부로 평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원칙적인 수준에서 우려가 됩니다.     ※ 김성화 기자. <꿈의 직장 카카오 직장 내 '왕따' 논란…사측은 "지켜보는 중">. 2021.02.18. 탑데일리. 토스의 혁신적인 조직문화, 과연?     토스의 파격적인 급여와 보상 정책들이 겉으로는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일하고 싶은 일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전해들은 소식에 의하면 토스의 일하는 문화는 매우 협력적이라고 합니다. 저는 협력의 동기와 매커니즘이 어떤지가 궁금합니다.    ※ 라예진 기자. <[‘토스(Toss)’에 퇴사자가 많은 이유는?] ‘팀내 평가로 퇴사 권고’ 분위기 속 매달 10명씩 사표>. 2020.05.04. 이코노미스트. 동료 간에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고 팀워크에 해악이 되는 동료를 가려내어 경고를 주고 경고가 세 번 누적되면 사직을 권고하는 ‘삼진아웃’제가 팀워크에 도움이 될지 위해가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 어떤 ‘일벌백계’ 보다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여러 단계의 신중한 프로세스를 거치게 하는’ 보완 정책의 효과가 잘 발휘되기를 바랍니다.  이 정도 파격적인 인건비와 ‘신중한’ 노력을 투입할 의지가 조직에 있다면, 조금 더 진화되기를 바랍니다. ‘자본을 더 투입하면 더 많은 산출이 나올 것’이라는 ‘기계론적’ 사고가 읽히는 것 같습니다.  기계론적 사고에서 유기체론적 사고로 최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애자일 등의 방법론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소시오크라시는 개인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면서도 기업 활동의 생산력을 더 높이고자 하는 새로운 조직개발 이론입니다. 이 두 가지 이론 모두 '사이버네틱스'라는 이론에 기반하고 있는데, 사이버네틱스는 '기계론'에서 벗어난 '유기체론'적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을 기계에 비유한 것에서 관료제가 탄생하였고 한 시대를 풍미했다면, 이제 급변하고 예측불가능한 시대를 뒷받침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사이버네틱스로 대표되는 '유기체론'입니다. 유기체의 각 부분이 자율적으로 기능을 수해하면서도 하나의 생명체로 영위되는 원리를 연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제 조직도 하나의 생명체(유기체)라고 보고 조직의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탄생된 애자일도 기존의 기계론적 사고 위에서는 성공시키기 어려울 것입니다. ‘등급 매기기’라는 패러다임을 벗어나자     최근 주목받고 있는 OKR 성과관리 제도도, 참 좋은 제도이지만 본질을 이해하고 ‘인간’을 이해하려는 조직문화, 구성원 서로가 서로의 발전을 응원하고 어려운 피드백도 효과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조직문화, 팀장에게 인사 평가 권한이 적게 주어지더라도 리더십이 작동할 수 있는 정교한 거버넌스 시스템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오히려 전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과거에 단순 평가 방식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면 ‘성장을 지원할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한 제도가 별 다를 것 없다면 그 실망감은 더욱 클 것이고, 앞으로 혁신은 더욱 ‘먼 얘기’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성과’가 아니라 ‘팀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좋은 접근이지만, 리더의 일방적인 평가보다 동료평가는 아주 좋은 접근이지만 여전히 ‘등급 매기기’라는 패러다임에 갇혀 있는 듯 보입니다.  ‘평가’는 ‘성장을 위한 피드백’이 되어야 합니다. 순위를 매기고 위화감을 조장하는 장치가 되어서는 어떤 평가제도를 도입해도 성공적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누가 승진할지 일을 더 잘한 사람에게 어떤 차별적 보상을 줄 지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궁금하다면, 여전히 기계론적 세계관과 경쟁에 의한 동기부여 방식에 익숙한 것입니다.  동료 평가의 본질 영어로는 ‘peer feedback’이라 쓰고 우리는 이것을 ‘동료 평가’라 읽고 있습니다. 기사가 전하는 카카오의 동료 평가 역시 본질적으로 ‘피드백’이 아니라 ‘평가’입니다. ‘지난 프로젝트에서 A의 주도적인 실행력은 좋았으나 동료들과 소통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다’고 하면 건설적인 피드백이지만 ‘A는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이라고 하면 근거 없는 평가이고 어쩌면 그냥 ‘비난’이 됩니다.  익명으로 평가한다고 문제가 없을까요? 나를 평가하는 동료가 누군지 후보군이 뻔한데, 그 평가 결과가 나에게 전달이 되는데 과연 그런 동료들 사이에 신뢰가 생길까요? 게다가 비대면으로 시스템에 ‘클릭’하여 입력하는 평가방식은 더군다나 발전적인 피드백이 될 수 없습니다. 섣부른 동료평가는 오히려 신뢰를 깨 버릴 것입니다.    제가 인하우스 교육을 진행했을 때, 카카오 구성원들이 전해주는 분위기는 매우 좋았습니다.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늘 좋았습니다. 역시 조직문화 좋은 기업은 다르다 싶었습니다. 이번 동료평가 관련한 기사로 카카오의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은 현행 동료평가 방식에 별 불편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문제의식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요? 카카오 정도의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라면 당연히 여겨지는 현행 동료평가에 의문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효과적인 평가는 조직의 성과에 기여한다 평가는 ‘왜’ 하는 것일까요? 승진과 보상을 하기 위해서 일까요? 보상은 왜 하는 것일까요?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죠.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독려 책으로 이런 저런 보상 방법을 구상한 것이고, 그 중에 ‘개인 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손쉬운’ 방식을 채택해 온 것입니다.  최근 소시오크라시에 기반하여 비상교육에서 도입한, '성장위원회' 방식의 혁신적인 인사평가 시스템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소시오크라시의 성과 평가의 목적은 '개인과 조직의 성장'입니다. 그리고 수단은 '발전적 피드백'입니다. 비상교육의 새로운 인사평가 제도는 최근 조직문화 및 리더십 패러다임의 변화와 소시오크라시의 실용적 방법론을 참조한 것으로 '평가와 보상을 직접 연결하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전제 위에 만들어졌습니다. 비상교육 최윤희 CP의 블로그 글에 잘 소개되어 있어 URL 남깁니다. https://brunch.co.kr/@choi-uni/14   기존의 평가방식이 조직 성과를 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기존 평가 방식의 핵심은 ‘그래서 누가 너 나은지 가려내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평가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리기 쉬운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 ‘어떻게 함께 성장할 것인지’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리고, 피드백은 비대면이 아니라 ‘대면’하여 진행해야 합니다. 잘 한 점과 미흡한 점, 구체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 얼굴 보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등급 매기기식 평가제도 없이도 동료평가(상호 피드백)로 조직의 성장과 성과개선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2021년 2월 19일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마스터 퍼실리테이터 CPF/Master of IAF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전문가 CSE of ISCB “더 퍼실리테이션” 저자 “퍼실리테이터,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더” 공저자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시대의 조직개발” 감수자  
7퍼센트만 알고 있는 조직 변화의 비밀 - 윙크레터 #07

21.02.04

    윙크레터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07           윙크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에디터 D입니다. 윙크레터 이번호에서는 조직의 변화에 대해 소개합니다. 예측하기도 어렵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이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많은 조직들이 크고 작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어떤 조직은 변화에 성공하고, 어떤 조직은 변화에 실패할까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조직 변화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의 93%는 조직의 변화를 꿈꾸지만, 정작 변화를 시도한 기업 중에 변화에 성공한 비율은 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변화'는 어떤 의미인가요? 여러분 조직에서는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최근 블라인드가 한국 직장인 약 7만2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평균 행복도는 100점 만점에 47점이었습니다. 하루에 평균 8~9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디서 행복을 찾아야 할까요? 하버드 경영대학원 마이클 비어 교수와 맥킨지의 연구에서부터 변화 관리의 대가 존 코터 교수가 말하는 적절한 변화의 속도에 대해 알아봅니다. 또한 조직의 변화, 조직문화의 변화 가능성을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 '팀 단위 조직개발'에서 엿보려고 합니다. 조직의 발전과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 윙크레터가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윙크레터 : 날개 윙 + 링크컨설팅 크  윙크하세요. 직장 생활에 날개를 달아주는 뉴스레터입니다.  매달 첫째주 수요일 오후 2시, 여러분께 날아갑니다.          7퍼센트의 조직만 알고 있는 변화의 비밀     지난 1년간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라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커다란 힘 앞에 우리도 따라 변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일과 학업 공간이 가장 많이 변했다.[1] 대부분의 기업에서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교육 기관은 모든 교육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뒤돌아보면 우리는 변화에 꽤 잘 적응한 듯하다.   하지만 변화가 일어날 때는 누구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변화가 가져오는 미래상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변화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변화에 저항하려는 것은 인간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변화에 저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꼭 그래야만 할 필요도 없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은 늘 변하고 있고, 160여년 전 찰스 다윈의 말처럼 ‘이런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는 자는 강한 자(the Strongest)가 아니라 적응하는 자(the Fittest)[2]'이기 때문이다   [1]김현정. <코로나 이후 라이프 스타일은 어떻게 변했나?>. 2020.12.11. 사이언스타임즈.  [2]조영호. <'신화'에 안주 말고 대담한 변화를>. 2009년 1월호. 동아비즈니스리뷰.          직장인 93%는 조직의 변화를 꿈꾼다   불확실성 때문에 그 자체가 스트레스지만 변화가 강력하게 요구되는 분야도 있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의 문화가 바뀌기를 바란다.[3] 아마 변화하지 않는 상태를 견디는 것이 더 큰 스트레스를 가져오기 때문이 아닐까.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좋은 조직문화를 갖추는 것이 복지를 많이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조직문화는 일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일하는 방식은 구성원들의 행복도에도 큰 영향을 준다. 직장인들의 대나무 숲 ‘블라인드’에서 지난해 직장인 약 7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4]를 살펴보자. 직장인 행복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업무의미감'이었다. 이는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느끼는 정도를 뜻하는데, 업무의미감이 높을수록 직장에서 행복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2019년 10월, 한경비즈니스에서 20~50대 직장인 400명에게 조직 문화에 변화가 필요한지 물었을 때, 93.5%가 '필요하다(필요 59%, 매우 필요 34,5%)고 답했다.  [4]blind. <블라인드 지수(BIE) 2020 결과 발표>         같은 조사에서 2년 연속 Top10에 선정된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기업문화나 일하는 방식이 안 좋아졌을 때 사람들을 그런 별로인 문화로부터 분리시켜주는 게 아니라, 그 문화를 바꿔줘야”[5]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결과를 보고 아직도 ‘기업은 비즈니스를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곳이지,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야 하는 곳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리더가 있을까?   7%만 알고 있는 변화의 비밀은 무엇일까?   하지만 조직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마이클 비어 교수와 맥킨지의 연구[6]에 따르면, 변화를 시도한 기업 중 70%는 완전히 실패했다. 23%는 일정 부분 발전했지만 상당한 진통이 있었으며, 오직 7%만이 성공적인 변화를 이루어냈다. 그렇다면, 변화에 성공한 조직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같은 연구를 포함한 많은 변화 관리 모델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소통’이다. 조직 구성원들이 일 하고 싶고, 일을 잘 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지속하게 하는 것은 조직의 비전(가치관), 사람(리더와 인재), 일하는 방식(조직 운영)이 일치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이다.   지속 가능한 변화야말로 혁신을 이끌어 낸다. 한국경영교육학회의 McKinsey 7S 조직진단모형을 기반으로 한 연구[7]에 따르면, 직원들이 혁신적으로 행동하는 데 있어서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와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재량권, 업무를 통해 능력이 개발되고 있다고 느끼는 점 등이 전략이나 시스템보다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맥킨지의 컨설턴트 스콜 켈러와 콜린 프라이스는 <차이를 만드는 조직>[8]에서 변화의 여정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소수의 기업들을 ‘건강한 조직’으로 칭하며, ‘조직의 비전을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로 세분화 해 직원들의 에너지를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5]중앙일보. <"가족 같은 회사 아닙니다" 직장인이 뽑은 행복기업 1위 토스 대표에게 물었다>. 2020.12.25. [6]강진구.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 "Change Managemange">.  2017.08.31. LG경제연구원. [7]김용민, 조세홍, 임욱빈. <조직진단컨설팅모형 7S 요인이 혁신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2013.11.19. 한국경영교육학회. [8]스콧 켈러, 콜린 프라이스. 서영조 옮김. <차이를 만드는 조직>. 2016. 전략시티.         조직 문화가 변화와 혁신을 이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구성원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조직 문화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기업들이 빠른 변화를 마주하고 있는 요즘, 조직 문화 변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혁신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이미 많은 기업에서 수평적이고 유기적인 조직 구조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변화 관리의 대가 하버드 경영대 존 코터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6개월에서 8개월 사이에 강력한 증거를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을 것'[9]이라고 했다. 대다수의 조직 구성원들은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 사람들은 아무런 시도를 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내기도’[10]하기 때문에 변화의 방식뿐만 아니라 속도 역시 중요한 것이다.   변화의 속도를 관리하는 방법   최근에 작고한 토니 셰이가 이끌었던 자포스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조직의 운영 체계를 소시오크라시(Sociocracy)의 변형이라 할 수 있는 홀라크라시(Holacracy)로 바꾸면서, 1,500여명이나 되는 조직 전체 직원들의 직위를 없앴다. 회사의 계층 구조를 없애면서 모든 직원들이 동등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길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 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에도 자포스는 변화로 인한 진통을 겪고 있었다. 커다란 변화에 따라오는 더 큰 책임 때문이었을까.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실패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11]   [9]<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 "Change Managemange"> 재인용  [10]로널드 A. 하이페츠 외 2명, 진저티프로젝트 출판팀 옮김. <어댑티브 리더십 2부 방 안의 코끼리-시스템을 진단하라>. 2017. 슬로워크.  [11]양회술. <[시선] 조직문화 변화 시도로 어려움을 겪는 자포스>. 2019.07.17. 충청투데이.       만약 새로운 조직의 운영 체계를 도입하는 데 있어 ‘전사 도입’이 아니라, ‘팀 단위 도입’을 했다면 그 결과는 달라졌을까? 국내 기업인 코넥스솔루션 역시 '수평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2015년 홀라크라시를 도입했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매출이나 시장점유율로 이어지지 못해 2년 후 중단했다. 코넥스솔루션의 강원식 대표는 HR블레틴과의 인터뷰[12]에서 홀라크라시처럼 한 번에 모든 제도를 변화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소시오크라시 방식의 점진적 도입과 변화였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실제로 ‘팀 단위 조직개발’은 변화의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며,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교육 문화 기업 '비상교육'은 최근 재설계한 인사평가 제도 '밸류업(Value-up)'에 소시오크라시의 업무평가 방식과 프로세스를 참조[13]했고, 대기업 S사의 P팀은 2개월간의 팀단위 조직개발에 소시오크라시를 도입해 '팀장의 리더십과 팀원들의 팔로어십을 정립하여 수평적이면서도 효율/효과적인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회의체계가 정립'[14]되기도 했다. 또한 6개월간 도입을 진행했던 외식프랜차이즈 기업 H사 M팀의 직원들은 그 어떤 팀보다 확실한 조직문화의 변화를 경험하기도 했다.   조직 문화를 고민하는 많은 이들은 기업의 조직문화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100개의 조직이 있으면, 100개의 조직문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를 잘 관리하고, 전사 조직개발의 초석을 다지는 방법에는 ‘팀 단위 조직개발’부터 시작하는 것이 조직 전체의 부담을 줄이고, 불확실성이 가득한 변화에 대응하는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조직 구성원을 행복하게 하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통한 혁신을 시도하는 데 있어 팀 단위 조직개발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엿보는 건 어떨까.   [12]양민경. <[기업사례] 홀라크라시 도전기, 그 3년간의 혈투>. 2019.12.30. HR블레틴. [13]최윤희. <조직을 Value up하는 평가제도>. 2020년 8월호. 월간 인사관리. [14]링크컨설팅. <팀 단위 조직개발 성공 사례를 소개합니다>    글 에디터 D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며 수백건의 워크숍을 경험한 후, 책을 만드는 에디터이자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조직의 문화와 리더에 주목하는 편이다. Systems thinking 입문서 <생각의 미래>(지식노마드. 2016)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리더의 4가지 페르소나

21.01.27

최근에  리더들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팀장이지만, 본부장이지만, 대표이지만 마음 대로 하기 어렵죠. 뻔히 답이 보인다고 해서 구성원들에게 지시하기만 하면 소통이 일방적인, 나아가 소통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찍히기 십상입니다. 리더로서 주어진 권한이 있다고 해도 왠지 구성원들의 눈치가 보입니다. 리더는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요?    흔히 우리들 각자에게는 다양한 ‘페르소나’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페르소나는 연극 분야에서 흔히 쓰이는 말인데, 역할, 얼굴 등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변인과의 관계에 따라 친구를 만날 때는 친구의 얼굴로, 직장에 오면 직장 상사나 동료의 얼굴로, 집에 가면 엄마나 아빠, 딸이나 아들, 형제나 자매의 얼굴이 됩니다. 친구의 역할이 주어지면 친근하고 솔직한 자세를 취하다가도 직장 상사가 마침 지나가다가 말을 붙이면 조금은 조심스럽고 예의를 갖춘 모습으로 순간 바뀌게 됩니다.    조직의 리더에게도 다양한 페르소나가 요구될 것입니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의사소통 관점에서 4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가장 기본적인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입니다. 마케팅팀의 팀장은 마케팅 분야의 많은 경험과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므로 전문성이 요구되거나 리더로서 책임져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CEO는 경영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각 부서장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거나 중요한 순간에 고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나 의견을 참고할 수 있겠지요.   결정/지시하는 의사결정권자   두 번째 리더의 역할은 결정이나 지시하지 않고 구성원에게 묻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직접 의견이나 답을 주지 않고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지, 어떻게 해결하기를 바라는지, 어떤 어려움이 예상되는지 등의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인데요, ‘코치’의 페르소나라고 줄여 말할 수 있겠습니다. 위키백과사전에서 인용하면 코칭이란 ‘인재개발기법의 하나로서, 코치와 코칭을 받는 사람이 파트너를 이루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효과적으로 달성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입니다. 종종 리더의 의견은 구성원들에게 ‘정답’처럼 전달되기 쉽고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사고와 참여를 저해하게 되므로, 리더는 코치 즉, ‘질문자’의 역할도 필요하게 됩니다.   질문을 통해 답을 찾도록 돕는 코치   세 번째는 ‘멘토’의 페르소나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인생의 멘토가 있나요? 어려운 순간에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함께 길을 잡아주는 사람, 답을 찾기 어려울 때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떠냐, 하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멘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멘토링은 어떤 분야에 풍부한 경험이 있어서 후배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해주는 일을 의미합니다. 인생의 멘토는 인생 경험이 나보다 풍부한 사람이어야 하겠지요? 리더는 종종 ‘조언자’가 되기도 합니다. 해당 업무 분야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에게 ‘이런 경우는 협상 자체보다 사전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다’는 식의 조언을 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냥 지시하는 것보다는 더 친밀하고, 최종 결정은 상대방이 하도록 여지를 두게 됩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해주는 멘토   마지막으로, 리더는 한 편으로 퍼실리테이터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퍼실리테이터도 답을 주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코치와 개념적으로 비슷합니다. 코칭이 주로 일대일 대화로 이루어지는 데 비해 퍼실리테이션은 그룹 의사소통을 이끌어간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물론, 그룹 코칭도 이루어지는데 그룹 코칭이 여럿이 모이긴 해도 개인적인 고민을 주로 다룬다면 퍼실리테이션은 공동의 안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즉, 퍼실리테이션은 ‘회의’나 워크숍 등 조직 차원의 이슈를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토의를 잘 하도록 돕는 활동입니다. 회의문화가 많이 좋아졌다 해도 아직은 일방적이고 지시적인 전달에 그치는 회의를 진행하는 리더들이 많습니다. ‘회의’의 사전적 의미는 ‘여럿이 모여 의논한다’는 뜻입니다. 여럿이 모여 진짜로 논의하는 회의를 이끌기 위해 리더는 퍼실리테이터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룹 토의를 이끌어가는 퍼실리테이터   여러분은 리더로서 어떤 역할을 가장 많이 하시나요?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에 치중해 있다면 퍼실리테이션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퍼실리테이션은 단지 회의 기법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참여를 이끌어내는 원리’를 다룹니다. 강사에게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학습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원리로, 직장인에게는 구성원들과 함께 일을 풀어나가는 원리로, 부모에게는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자녀가 마음이 동하여 움직이게 하는 원리로 다가갈 것입니다.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퍼실리테이터 (IAF CPF)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이사, CPF
 가슴뛰는 조직개발을 향하여, 2021년 시작합니다!

21.01.06

안녕하세요, 링크컨설팅 대표 주현희입니다. 작년보다 더 안전하고 작년보다 좋은 일이 많은 한 해가 되기 바랍니다.  작년의 어려움이 새해의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온라인에는 연초부터 다양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홍보 포스팅들이 보입니다.  무엇인가에 쫒기듯 말이죠. 물론 저의 마음도 무언가에 쫓기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작년에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온라인 교육들로부터 얻은 노하우를 공개교육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널리 홍보해야하나... 아니면 조금은 다른 것에 집중해야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12월 말까지 이어진 프로젝트를 숨차게 마무리하고 잠깐은 정비하고 가다듬는 시간을 과감하게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여 조마조마함 속에서 더 높이 또는 더 잘 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득,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중 어떤 일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이나 소시오크라시는 매우 합리적이고 인간의 선한 본성을 동력으로 삼는 방법론이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서비스로 제공했을 때 보람이 큰 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더 가슴 뛰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것은 일회성 강의나 워크숍이 아니라 바로, 긴 호흡으로 한 조직에 '동력'을 이식해주었을 때입니다. 팀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협업할 수 있는 팀빌딩이 되고, 적절한 방법론을 이해하고 그것을 함께 쓰며 스스로 발전하는 것을 볼 때 입니다.         전문 퍼실리테이터로서 12년의 경력이 쌓이는 동안 운명처럼 만난 조직개발 이론 소시오크라시가 결합되면서, 긴 호흡의 체계적인 조직개발 서비스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프로젝트와 링크 프렌즈(링크컨설팅 교육을 수료하고 직, 간접적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분들)들의 몇 가지 도전이 매우 의미있는 사례로 남았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최신 사례 4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 Liink의 팀 단위 조직개발 성공 사례 확인하기 ◀     업력이 쌓여갈수록 조직을 더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는 것 같아 보람이 큽니다.  업계에서는 "조직개발"이 또 하나의 키워드가 되어갑니다.      링크컨설팅은 2014년 창업 당시부터 조직개발을 목표로 해 왔습니다. 사명이 왜 "링크"컨설팅인지는 소시오크라시를 알게 되면 "아하!" 하실 겁니다.  2016년 John Buck을 초빙하여 국내 첫 '소시오크라시' 오픈 강좌를 프로모션하였습니다.  2019년 존 벅과 샤론 빌린스의 공저 "We the People" 번역서(한국비폭력대화센터 출판)인 "소시오크라시"를 감수하여 세상에 내 놓았습니다.  이제 국내 기업들에 적용된 실제 성공 사례를 여러 건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시오크라시는 수평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조직으로 안내할 혁신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조직개발 방법론입니다.  퍼실리테이션이라는 그룹 소통의 전문성은 조직개발에 날개가 되어줍니다. 크고 작은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애자일이라는 방법론은 소시오크라시라는 완결적 조직개발 모델에 '디테일'을 더해 줍니다.  일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조직문화, 지지부진한 변화, 그냥 둘 건가요?    '조직'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다면 링크컨설팅과 상의해보세요.  퍼실리테이터들의 퍼실리테이터, 국내 첫 마스터 인증 퍼실리테이터이자 국내 첫 소시오크라시 조직개발 인증 컨설턴트와 함께 길을 찾아가세요.    1,800만 모든 직장인들이 즐겁게 일한다면  5,000만 모든 국민이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새해 더 많은 조직이 링크컨설팅과 함께 조직의 변화를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2021년 1월 6일 아침 링크컨설팅(주) 대표 주현희 올림 CPF/Master of IAF CSC of ISCB "더 퍼실리테이션" 저자 "퍼실리테이터,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더" 공저자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시대의 조직개발" 감수자  "새꿈사", 소시오크라시 소개 팟캐스트: https://www.facebook.com/pp4neworg/posts/399316643995571/ 소시오크라시 국제협회 TSG: https://thesociocracygroup.com/  소시오크라시 인증보드 ISCB: https://www.iscb.earth/     
2021년을 시작하며 함께하면 좋은 책 4권! - 윙크레터 #06

21.01.06

- 윙크레터 입니다 -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06         <첫 마음>, 정채봉  풀뿌리들은 서로 엉켜서 살아가며 작은 것이라도 이렇듯 함께 나누며    넷플릭스를 일구면서 배운 다섯 가지 교훈          <사회적 갈등 해결하기>, 쿠르트 레빈   ‘사회 심리학의 창설자’라고 여겨지는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이 쓴 집단역학에 관한 에세이. 연구자임에도 그는 짧은 에세이를 주로 썼는데, 이 책에는 1935년부터 1946년 사이에 발표된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대표적 이론으로 꼽히는 장이론(Field Theory)은 ‘인간의 행동은 개인과 환경이 상호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끈질긴 연구를 통해 개인과 집단의 상호의존성 같은 추상적인 것까지 과학적으로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는데, 한 나라의 문화가 바뀌려면 모든 영역에 걸쳐서 리더십에 변화가 일어나야 하고, 변화에 있어 중요한 것은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쿠르트 레빈은 조직에서 성공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문제를 진단하고 변화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1)해빙(unfreezing). 저항을 극복하고 변화를 주입하며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2)변화(changing). 그리고 새로운 변화를 영구적으로 만들기 위해 변화 상태를 구체화하고 평가해 정착하게 만드는 (3)재동결(refreezing)의 3단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집단의 갈등을 해결하고, 문화를 변화시키는 노력에 따르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면, ‘공동체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에 대한 해답이 궁금하다면 그가 제시하는 방향을 살펴보자.            <학습하는 조직>, 피터 센게  무려 599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새해가 되면 꽤 많은 이들이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결심하는 책 중 하나라고 한다. 1990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1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로, 이 책의 저자이자 경영과 리더십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사상가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피터 센게는 기업이 사라지는 현상은 ‘학습하는 능력’이 부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학습 조직이 갖춰야 할 다섯 가지 규율로 (1)시스템 사고 (2)개인적 숙련 (3)정신모델 (4)공유 비전 (5)팀 학습을 꼽았다.  그리고 이를 더 발전시켜 이러한 다섯 가지 규율은 세 가지 핵심 학습능력 개발에 필요한 방법이라며, 바로 열망aspiration을 키우고, 성찰적 대화reflective conversation를 발전시키고, 복잡성complexity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셋이 모두 갖춰지지 않는다면, 위태롭게 서 있는 삼각대에 불과할 것이다.  조직에서 학습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팀 단위 학습이 조직 전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섣부른 전망보다 꼼꼼한 회고가 필요한 이유 - 윙크레터 #5

20.12.08

- 윙크레터 입니다 -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05           우리 모두가 지난 게임을 복기한다고 해서 하먼처럼 자기 분야에서 천재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을 거치며, 전보다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회고는 간단한 방법으로도 가능하다.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 이불을 차며 ‘아 그 때 왜 그렇게 말했을까?’라고 후회하는 사람은, 적어도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 어떻게 말을 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좀 더 장기적인 방법은 노트에 적으며 회고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게라도 오늘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에 대해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좀 더 단단해진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효과적인 회고를 위해 집중해야 할 것  <애자일 회고>[1]에 따르면 ‘회고는 프로젝트 말미, 혹은 프로젝트 중간 목표를 달성한 후 점검 차 팀원들이 그동안의 행적을 돌이켜보고 자료를 수집하여 문제점을 밝혀낸 뒤,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고 그 다음 업무에 효과적으로 이를 적용시키기 위한 모임 활동’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도움이 되었던 일과 지연되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서로의 관점을 확인해보는 일은 분명히 더 나은 팀으로 나아가는 길이다.성공적으로 보이는 프로젝트라도 회고를 통해 팀은 더 개선될 수 있다.   회의의 전 과정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퍼실리테이터는 회의를 시작하며 아이스브레이킹, 이 회의의 목표, 초점, 할당된 시간 등을 안내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회의 중 모두가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해 합의한다. 그리고 회의를 마무리하며 과정을 회고하고, 결론을 재확인하며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진다.       회고 관련 아티클 톺아보기 1. HR블레틴. <회고는 성과를 향상시킨다>   3. 스포카. <스포카에서는 회고를 어떻게 할까?>      
구해줘, 피드백! - 윙크레터 #4

20.11.27

- 윙크레터 입니다 -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04     피드백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피드백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때로는 자신의 결정에 참고하기 위해서, 때로는 지시받은 업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아니면 자신의 입장을 더욱 단단히 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업무 경험이 쌓였다면, 자신만의 피드백 활용법이 있을 것이다. 많은 조직에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이 때, 피드백에 대한 중요한 사실은 피드백의 역할이 단순한 ‘응답’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피드백 이야기>의 저자 리처드 윌리엄스는 피드백이란 ‘사람을 움직이는 힘’[1] 이라고 정의했다. 심지어 그는 ‘물과 공기가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듯, 피드백이 없으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떤 유의미한 관계도 형성되지 않는다.’며 우리의 삶에서 피드백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효과적인 피드백은 인생을 풍요롭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 피드백이 상호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 참고할만한 정의가 있다.  사건들 사이의 연관관계에 주목하는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에서 피드백은 ‘우리가 취한 행동의 결과가 다시 우리에게 되돌아와서 다음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2] 이란 의미이다. 이는 피드백의 본래 의미에 충실한 정의로, 피드백은 하나의 고리이며 시스템에서 순환적 사고의 역할을 강조한다. 성과 평가에서, 평가받는 이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피드백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1] 리처드 윌리엄스. <피드백 이야기>. 2012. 토네이도.  [2]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생각의 미래>. 2016. 지식노마드.      피드백의 딜레마  사람들의 관계에서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피드백에는 딜레마가 있다. 실제로 동료들간에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고받으려면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솔직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이라도 내 약점에 대한 피드백을 받게 되면 방어하려는 심리가 작동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피드백을 주는 사람 역시 상대와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부담이 생겨 망설일 수 있다.  피드백과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3]가 하나 있다. 심리학자인 테사 웨스트(Tessa West)의 연구자 그룹이 컨설팅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모의 협상을 실시하게 한 적이 있다. 그 후 협상파트너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게 하면서 심장 박동을 측정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피드백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심장 박동이 최대 50퍼센트나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는 대중 앞에서 강연할 때 느끼는 불안감에 따른 심장 박동 수치와 비슷하다. 이처럼 피드백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나 부담이 되는 일인데 서로 기분 좋은 피드백이 아니라면 하지 않는 게 좋을까? <조직 행동 관리 저널>에 실린 피드백과 관련된 또 다른 실험[4]을 살펴보자. 미국 중서부의 한 종합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4가지 실험 조건(피드백 없음, 대면 피드백, 컴퓨터 피드백, 휴대폰 피드백)에 무작위로 할당한 뒤, 은행 업무와 유사한 자료와 수치 입력 과제를 제시했다. 참가자들에게는 실험 기간 내에 최대한 많은 과제를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각 조건에 따라 성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결과는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은 집단의 성과가 가장 낮았다. 가장 성과를 높인 조건은 대면 피드백이었고, 컴퓨터, 휴대폰 피드백 순으로 성과가 높았다. 이 실험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어떤 방식이든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제공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3] 김호.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2019. 위즈덤하우스.  [4] 문광수. <업무 관련 피드백, 어떻게 전달해야 효과적일까>. 2020년 10월호. 동아비즈니스리뷰.       () 지지적 피드백과 교정적 피드백  어떠한 형태로든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동료들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조직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피드백은 어떠한 형태로 제공해야 하는 걸까? <피드백 이야기>에서 저자는 피드백의 종류를 지지적 피드백, 교정적 피드백, 학대적 피드백, 무의미한 피드백 4가지로 구분한다. 그리고 각 상황에 따라 적절한 피드백의 유형이 있다고 말한다.  먼저, 지지적 피드백 supportive feedback 이란 긍정적인 에너지를 바탕으로, 서로의 견해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격려하는 피드백 유형이다. 여러분은 동료에게 지지적 피드백을 전달함으로써 행동이 반복되도록 독려할 수 있다. 행동을 강화하는 데 탁월한 지지적 피드백을 빠뜨릴 경우, 상대는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에 교정적 피드백 corrective feedback은, 기존에 형성된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유용하다. 열정과 성실함을 갖춘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교정적 피드백은 반복되는 실수와 잘못을 고쳐나갈 수 있는 유용한 방식이다. 심지어 지지적 피드백이 포착해내지 못하는 공백까지도 보완할 수 있다.   리더의 피드백, 처방하기 전에 진단하자   피해야 할 피드백의 유형도 존재한다. 바로 학대적 피드백 abusive feedback과 무의미한 피드백 insignificant feedback이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와 절망을 주는 학대적 피드백, 관계를 형식적인 차원으로 전락시키는 무의미한 피드백은 우리가 지양해야 하는 피드백의 유형이다.    위의 두 가지 피드백 유형은 당신이 조직의 리더일 때, 조직 구성원에게 실망하고 있다면 나타날 수 있는 유형이다. 그렇다면, 특히 영향력이 큰 리더의 피드백은 어때야 할까? 리더십과 코칭 분야의 전문가 고현숙 코치는 '정확한 피드백이 직원을 성장시킨다'며 대부분의 상사들이 업무 처리를 감시하고, 바로잡는 식으로 실시하는 피드백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5]. 지나친 충고나 아이디어 묵살, 그리고 해결책을 강요하는 식의 피드백은 직원이 스스로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특히 많은 조직에서 '저성과자'에게 피드백 할 때 위와 같은 신호가 많이 발생한다. 저자는 저성과자 코칭을 의뢰받았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관찰'이었다며, 처방하기 전에 진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진단에는 리더의 자기 점검이 필수적이다. 그 후 구체적인 관찰 결과로 피드백을 전달하면서 평가자가 아니라, 조력자의 역할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내게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받기 위해 상대방이 더 잘 진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일도 필요하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새로운 성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할 때, 시스템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설명해야 피드백이 더 효과적[6]이라는 말이다. 새로운 성과 관리 시스템에 대한 인사 담당자의 긍정적인 메시지는 다른 이들이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5] 고현숙.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 2017. 쌤앤파커스.  [6] 더글러스 스톤, 쉴라 힌. <하버드 피드백의 기술>. 2014. 21세기북스.          조직문화가 좋지 않은 경우, 동료들 사이에 피드백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는 꽤 많다. 더 나은 조직이 되기 위해 동료들과 원활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