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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로 알아보는 2021년 조직문화 이슈 - 윙크레터 #11
작성자 : 관리자(liink@liink.co.kr)  작성일 : 21.06.08   조회수 : 2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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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레터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11

 

 

윙크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에디터 D입니다. 윙크레터 6월 호에서는 2021년 논란이 되고 있는 두 가지 이슈를 통해 조직문화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지난달 25일 일어난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과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성과급 논란을 통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살펴봅니다. 대기업 위주의 사례 분석이긴 하지만, 커다란 힘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현재진행형인 두 가지 이슈를 통해 조직의 규모나 산업군에 상관없이 많은 시사점을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윙크레터 : 날개  + 링크컨설팅  
  • 윙크하세요. 직장 생활에 날개를 달아주는 뉴스레터입니다. 
  • 매달 첫째주 수요일 오후 2시, 여러분께 날아갑니다. 

 

 


 

사건사고로 알아보는 2021년 조직문화 이슈

 

첫 번째 Issue. 직장 내 갑질 : 야근만 줄었다 

지난달 25일 네이버에서 근무하던 40대 직원이 '직장 내 갑질 등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월 '이 사람과 일하기 싫습니다'를 수집한 뒤 전 직원에게 제공해 논란이 되었던 카카오에 이어, '꿈의 직장'이라 불리던 IT 대기업에서 잇따라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 더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1]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네이버에서도 이 사건과 관련된 임원들을 직무 정지[2]했지만, 많은 직장인들은 ‘남 일 같지 않다’며 여전히 관심갖고 지켜보는 중이다.  

직장 내 문화가 예전보다는 좋아졌다지만, 실제로 아직까지 직장 내 갑질은 여전해 보인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 생활을 한 만 20세~60세 남녀 1,500명 중 73.7%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이 있다[3]고 답했고, 20대 직장인 과반 이상은 2021년에도 직장갑질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4]했다. 

이처럼 직장 내 갑질은 여전하고 기대(?!)도 되지만, 이를 둘러싼 키워드는 변해왔다. 잡플래닛의 조사[5]에 따르면, 2019년 직장 내 갑질 키워드로 1위를 차지했던 '야근'은 2021년 6위로 내려갔지만, '직원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직장인들이 많아져 '생각'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팀바팀(팀마다 사정이 다르다)’처럼, 같은 회사 내에서도 부서에 따라 갑질이 일어난다며 '부서'가 2위를 차지했다. 계약직에 대한 무시와 차별, 무관심 그리고 직원들에게 책임 범위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으로 대표되는 '계약'이란 키워드가 새롭게 떠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창의성과 유연함을 무기로 하는 IT 업계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부 기업이 기존 국내 대기업의 수직적 문화를 닮아간 측면이 있다"[6]며 냉정한 기업 문화 평가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외형만큼 조직문화가 성장하지 못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진 산업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김세은 이대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겉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나타나지만 밑바탕에는 조직과 업무의 특성, 인력 문제, 업무분장 등 환경이 근본 원인일 수 있다"[7]고 밝혔다. 당장의 성과를 위해 단기적 처방만 한 채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지 않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많은 조직들이 인재 유치를 위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직장 내 갑질’ 사례처럼 '꿈의 직장'에서도 문제가 끊이질 않고, 새 직장에서도 곳곳에 복병[8]들이 도사리는 만큼 아직도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조직마다 각기 다른 시스템과 문화가 있듯이, 각 조직이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도출된 결과를 통해 시도할 수 있는 변화를 하루빨리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두 번째 Issue. 성과급 논란 : MZ세대는 참지않지, 노조도 만들지 
 
MZ세대가 공정성에 민감하다는 사실은 이제 널리 알려져 있다. 사회 현상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이들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이끈다. 공정한 채용이 보장되고, 새로운 유형의 자산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MZ세대가 공정성에 민감하다는 사실이 조직에서는 ‘성과급 논쟁’으로 잘 나타난다. 

직장인 대나무숲 ‘블라인드’ 가입률이 가장 높은 기업이 어디일까?[9] 바로 가입률 95%에 달하는 SK하이닉스이다. 올해 초, 성과급 논란에 불을 지핀 SK하이닉스는 인력 이탈이 올 들어 300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10] 경쟁사 대비 미흡한 보상과 공채설명회 때와는 다른 성과급 지급에 '취업 사기'라는 강도높은 비판까지 있어 최태원 회장이 연봉 반납 선언까지 했지만, 퇴사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퇴사자 대부분이 경력 5년차 안팎의 MZ세대로 이는 회사의 경쟁력 약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해 이런 심각한 인재유출에 대해 경영진에 책임과 대책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태가 논란이 된 이유는 기존의 일반적인 임금 갈등과는 그 양상이 달랐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대기업 직원의 성과급이 문제가 되었다는 점과 '많이 달라'보다 '투명한 산정 기준 공개'를 주장한 점[11]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성과급 논란은 사무직 노조 출범과도 큰 관련이 있다.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훼손한 것에 분노한 MZ세대들이 생산직 근로자 위주였던 노조 운동에도 새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올해 설립된 사무직 노조만 해도 5군데가 넘는다. 지난 2월에는 LG전자에서, 3월에는 카카오뱅크 그리고, 지난 4월에는 금호타이어, 웹젠에서 사무직 노조를 설립했다. 같은 달 출범한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 노조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에게 상견례를 요청[12]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임금체계에 대한 불만과 기존 생산직 노조와는 다른 소통 방식을 시도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MZ세대 직장인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에서도 드러나듯이 '2030세대가 다수인 대기업 사무직 노동자들은 생산직 중심인 기존 노조가 자신들을 대변하지 못한다'[13]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업무 성취도와 회사의 성과에 따라 제대로 된 대우를 받도록 해 주어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사무직 노조의 설립 목적이 기득권 유지가 아니라 공정한 평가를 통해 권익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면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공정한 성과와 연계된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 경영체계의 개선이 이뤄진다면 궁극적으로는 채산성을 높이는 효과도 낳게 될 것"[14]이라며 조직이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받고, 보상받고 싶은 마음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공통점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공정한 보상과 승진 체계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동기 부여와 성장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조직 구성원의 기대와 조직의 방향이 어긋났을 땐 돌이키기 어려운 리스크가 발생하고, 지금처럼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인 고광열 작가는《MZ세대트렌드 코드》에서 MZ세대는 '불공정은 용서하지 않는다'[15]고 진단한 바 있다. 

MZ세대가 주축이 되어가며 유례없는 조직문화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는 지금, 조직이 시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투명'과 '공정'이라는 키워드들은 공통적으로 '소통해야 함'을 시사한다. 기존의 방식대로 밀실에서 정책을 수립하여 뚜껑을 열었을 때 구성원들의 기대와 상식에 어긋나는 사례를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노무, 경영 이론에 따라 겉모양만 바꾸어 재탕, 삼탕하는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어쩌면 '소통하는 조직'으로 DNA를 바꾸는 일이 아닐까?
 
 
[1] 원태경 기자. <네이버 직원 극단 선택…노조 “명백한 업무상 재해”>. 2021.05.28. 국민일보. 
[2] 김정호 기자. <네이버, 극단적 선택 직원 관련된 임원들 '직무 정지'>. 2021.06.01. 한국경제. 
[3] 시사상식사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4] 차민지 기자. <20대 청년 직장인 과반 "직장갑질 새해에도 계속될 것">. 2021.01.24. CBS노컷뉴스. 
[5] 잡플래닛. <키워드로 보는 '갑질'의 변천사 Top10>. 2021.04.19. 
[6] 신지후·최은서 기자. <'꿈의 직장' IT 대기업이 갑질 온상으로…>. 2021.06.02. 한국일보. 
[7] 권기석·김유나·권중혁·방극렬 기자. <“한국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 직장인…>. 2021.02.28. 국민일보. 
[9] 김주완 기자. <"성과급 불만 폭발하더니" 블라인드 가입률 1위 기업은?…>. 2021.05.30. 한국경제. 
[10] 김경민 기자. <'성과급 논란' SK하이닉스 올들어 300여명 퇴사 "실무담당 허리…>. 2021.5.27. 파이낸셜뉴스. 
[11] 홍석호 기자. . 2021.02.08. 동아일보. 
[12] 박주연 기자. <현대차 사무직노조, 정의선 회장에 상견례 요청>. 2021.05.21. 뉴시스. 
[13] 조해람·정대연 기자. <“노조 어떻게 생각해?” 청년들에게 물었더니…>. 2021.05.26. 경향신문. 
[14] 이한듬 기자. <회사에 회초리 든다… MZ세대의 반란>. 2021.04.25. 머니S. 
[15] 고광열. 《MZ세대트렌드 코드》. 2021.03.15. 밀리언서재. 
 
 
 에디터 D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며 수백건의 워크숍을 경험한 후, 책을 만드는 에디터이자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조직의 문화와 리더에 주목하는 편이다. Systems thinking 입문서 <생각의 미래>(지식노마드. 2016)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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