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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적 피드백으로 성장을 지원하는 동료평가의 길
작성자 : 관리자(liink@liink.co.kr)  작성일 : 22.04.06   조회수 :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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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HR isight 2022년 3월호에 기고한 글임을 알립니다. 지면 관계상 글을 쓸 때 참조했던 자료의 출처가 생략되었으나, 이 글에는 다시 실어 알립니다.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국내 여러 기업에서도 최근 동료평가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동료평가의 진정한 의미와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하지 못해 오히려 부작용만 낳는 사례가 많다. 동료평가의 목적은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지원하는 데 있다. 소통의 장으로서 동료평가를 시행하기 위해 기업이 고려해야할 점을 알아보자. 

 

동료 평가는 성과측정이 아니라 성장을 지원하는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2013년 즈음, 미국 경영계를 중심으로 직원 간 순위를 매기는 상대평가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반성의 물결이 일었고, 마이크로소프트 등 발 빠른 곳들은 상대평가 폐지 대열에 합류했으며 2015년에는 상대평가의 원조 잭 웰치도 더 이상 상대평가 방식이 시대에 맞지 않음을 인정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가장 먼저 연말에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상대평가제도를 폐지하고 상시 성과평가 제도를 시행했다가 월 단위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원들의 민원에 따라 기존의 평가제도로 회귀한 이력이 있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리더의 일방적 평가에서 다면평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동료평가방식이 자연스럽게 대두됐다. 삼성전자는 2021년 말 절대평가를 확대하고 동료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1], 포스코는 최근 협업포인트제도를 신설하여 협업 활동을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있으며 동료평가제도도 시행 중이다.[2]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같은 해외 유명 기업뿐 아니라 카카오, 네이버, CJ, 삼성전기,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국내 유명 기업 및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기업들도 동료평가제도를 시행 중이다.  

 

왜 동료평가를 하는가?

 

직장인 C는 자신의 최근 경험한 동료평가에 대해, “이 평가는 최악이며 회사에 대한 정이 떨어진다고 소회하였다. C가 다니는 회사의 동료 평가제도를 요약해보면 이렇다.

l  업무 동료 중 평가자 최소 8명 선정 (내 업무를 잘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음)

l  온라인에 익명으로 평가 대상자의 장점과 단점을 서술형으로 입력

l  결과를 대상자에게 통보

익명성, 그것은 차마 얼굴보고 못 할 말을 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붙잡고 있는 이성의 끈을 놓고 못할 말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C는 매일 얼굴보는 동료들이기에 단점을 최소한으로 살살 적었다고 했다. 다른 동료들도 그랬을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를 받아 본 후 나는 동료들에게 비수를 맞은 느낌이었고 내가 적은 동료의 단점도 그들에게 비수가 되어 꽂혔을 것이었다는 충격에 빠졌다.

 

 

무엇이 문제일까?

 

최근 조직관리 동향에 비추어 살펴보자. 2019, 네덜란드의 자유사상가이자 기업가인 위르헌 아펄로는 그의 책 <매니지먼트 3.0>[3]에서 명령과 통제를 원리로 하는 과거의 관리 방식(이를 매니지먼트 1.0이라고 명명했다)에서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BSC(Balanced Score Card), TQM(Total Quality Management) 등 몇 가지 패치를 붙인 한 때의 유행(매니지먼트 2.0)을 지나, 현재는 복잡성 이론에 기반한 매니지먼트 3.0의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들의 3.0의 탈을 쓴 2.0 심지어 1.0적 사고가 문제다. , ‘관리와 통제의 수단으로 동료평가를 이용하려고 한다.

 

2009, 리더십 전문가 닐스 플레깅은 저서 <언리더십>[4]을 통해 통제에 의존하는 과거형 알파기업과 기존의 경영이론에서 벗어난 미래형 베타기업의 특징을 비교하였는데, 가장 인상깊은 점은 인사평가에 대한 관점이다. 알파기업이 개인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고 인사고과는 필요한 것이라고 보는 반면 베타기업의 경우 개인의 성과는 평가할 수 없고 인사고과는 가부장시대의 유산이라고 본다. 시대는 변해 가는데 많은 기업들은 아직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려고 한다.   

 

훨씬 전인 1970년대부터 또다른 네덜란드의 사상가이자 기업가인 제라드 엔덴뷔르흐[5]는 사회학의 창시자 오귀스트 콩트(1798-1857)소시오크라시(sociocracy)’ 사상적 기반에 사이버네틱스라는 시스템사고 이론으로 주춧돌을 놓아 현대적인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조직개발이론을 집대성하였는데, 조직의 운영과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었다. 특히 업무 평가의 목적은 보상을 위한 등급 매기기가 아니라 오로지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발전적인 피드백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면서 그 수행 프로세스를 상세하게 정립하였다. 소시오크라시 관점에서 현재 대부분 기업의 동료평가는 본질에 다가가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6]

 

동료평가에 대한 더 좋은 접근방법  

 

첫째는 평가의 목표를 바꾸는 것이다. 동료평가의 목표는 기능개선을 위한 피드백이어야 한다업무평가는 왜 하는가? 승진을 비롯한 보상을 하기 위해서인가? 그러한 보상은 왜 하는가? 결국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다.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개인 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손쉬운 평가 방식을 채택해 온 것 아닌가.[7]본말이 전도된 목표 아래서 평가주체를 리더에서 동료로 바꿈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

 

동료평가의 목표는 숫자로 매겨지는 성과가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성장이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개선을 목표로 하는 피드백 중심의 업무평가 제도가 되어야 하고, 이것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평가와 보상을 분리해야 한다.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겠지만 발 빠른 기업들은 이미 시도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360도 평가는 보상으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8]삼성전자는 역량평가역량진단을 구분하고 진단 결과는 보상에 활용하지 않는 방식으로[9]작지만 의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비상교육은 2019성장위원회라는 인사평가 방식을 도입하면서 앞으로 평가와 보상을 분리할 것임을 공식화하였다.[10][11]

 

둘째,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에 기반해야 한다. , 내 업무 수행 과정을 잘 아는 선후배 동료를 스스로 선택하여 피드백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만 골라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할까 우려되는가? 그렇다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엉뚱한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은 우려되지 않는가? 알파기업의 시각을 버리길 바란다.

 

셋째, 올바른 피드백 방법을 훈련하고 대면 피드백을 도입해야 한다. 나를 평가한 사람의 범위가 뻔한데, 비수 같은 한 마디가 과연 누구의 평가일지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지 말자. 구성원간 신뢰를 단번에 깰 수 있는 것이 익명 비대면 평가다. 나에게 온 피드백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전달도 잘 안 된다. 기업들이 익명의 비대면 피드백 방법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피드백하면, 공격적 혹은 비판적 평가 나아가 비난받는 모습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해야 한다고 하면 잘 못한 점을 찾아 지적해야 할 것 같아 매우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된다. 즉 발전적인 피드백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올바른 태도와 스킬에 대한 학습과 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했을 때 내가 되려 비난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는데, 이는, 조직에 심리적 안전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넷째는 심리적 안전감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상 넷째가 아니라 첫째로 중요하다. 내 말이 부메랑이 되어서 내 등에 꽂힐 것을 아는 한 영물인 우리 인간들은 절대 솔직하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눈치를 보고 정치를 하며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꼼수를 쓰게 될 것이고 그것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시스템의 문제다. 이런 상태로는 그 어떤 좋은 제도도 왜곡되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괜찮아요. 무엇이든 편하게 말씀하세요라는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 언행에 대한 리더의 반응, 조직의 조치를 경험함으로써 만들어진다. 당신의 조직은 건설적인 피드백이 편안한 조직인가?  

 

 

피드백 중심의 대면평가 하기  

 

A사 상품기획팀 K는 입사 7년차다. 최근, 6개월이 소요된 중요한 프로젝트 하나를 막 마쳤다. 회사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마친 시점이나 자신이 판단하여 동료들의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1년에 1~3회 평가회의를 개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K는 자신이 한 업무과정을 잘 알고 있는 팀 동료, 선후배와 협업팀의 동료, 선후배 중 5명에게 평가회의에 평가위원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이 회의를 노련하게 진행해 줄 동료에게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요청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보통 30~40분 정도 소요되는 이 회의를 위해, K는 지난 6개월 간 자신의 주요 업무 내용을 평가위원들이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업무평가서를 작성해 두었다. 업무 평가서는 K가 어떤 점에 무게를 두고 프로젝트에 임했는지, 개인적인 성취 목표와 함께 잘 되었던 점과 기대와 다르게 잘 되지 않았던 점,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고 싶은지 동료들의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등의 내용으로 총 A4 두 쪽 분량이 되었다.

평가회의는 아늑한 회의실에서 진행되었고, 위원들은 K의 자기평가 내용을 듣고 자신들의 의견도 피드백해 주었다. K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점을 찾아 칭찬해주거나 개선사항을 제시해 주었다. 동료들은 K가 자료를 수집해서 동료들과 잘 공유해주는 점이 따뜻하고 세심하게 느껴졌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K는 동료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질문 횟수를 줄이고 나름의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편이었는데, 그 점이 오히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앞으로는 업무가 너무 많이 진척되기 전에 조금만 미리 질문해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은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K는 자신의 질문에 선후배 동료들이 바로 답하지 못하거나 묵뚝뚝하게 반응하는 것이 단지 바쁘기 때문이거나 서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 다른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K는 앞으로 동료들을 더 믿고 더 많이 상의하면서 일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례를 읽고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것은 제라드 엔덴뷔르흐가 정립한 동료피드백 프로세스의 일부(후속 조치 생략)를 적용하여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다. 실제로 비상교육의 새로운 인사평가제도 밸류UP’은 이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다. ‘강남언니로 알려진 힐링페이퍼CSS라는 동료피드백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사내 모더레이터의 진행으로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12]여전히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민주주의도 처음에는 이상적이었고 현재의 기업문화도 과거에는 이상적이라고 평가되었다는 점을 환기하자. ‘토스도 구설에 올랐던 삼진아웃제로를 폐지하고 성과가 아닌 역량관리를 목표로 하는 피드백제도로 전환하였다.[13]

 

만약, 전사적인 인사평가제도를 바꾸기 어려운 경우

 

우리 팀만이라도 해 볼 수 있는 일이 있다. SK네트웍스의 구매팀은 SK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일하는 방식 혁신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팀 단위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팀 조직문화에 극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었다. 전문가의 코칭과 컨설팅에 잘 따라준 결과 구매팀은 매우 높은 심리적 안전감을 갖춘 학습조직으로 재탄생했다. 그 끝에는 드디어 동료피드백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걱정했던 구성원들도 방법과 프로세스를 배우자 스스로 성장통()’이라는 팀 만의 동료피드백 제도를 만들게 되었다. 전사적인 인사평가와 상관없이 서로의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고 있다. 이 팀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조직 상황에 맞는 업무평가제도를 천천히 만들어 가기 바란다. 힐링페이퍼는 극도의 솔직함을 권장한다. 생각해보자. 심리적 안전감이 없는 조직에서 힐링페이퍼를 따라 구성원들에게 솔직하게 피드백하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먼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조직문화부터 구축하자.

당신의 조직에 동료평가를 도입하라는 말이 아니다. 동료평가 도입을 고려 중이거나 도입 중인 조직에 드리는 조언이다. 당신의 조직이 동료평가를 도입하려 하는가? 그렇다면 그것으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컨설턴트(CSC)

국제인증 마스터퍼실리테이터(CPF)

 



[1]뉴데일리경제, “삼성전자, 인사제도 개편절대평가 확대-동료평가제 도입”,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1/11/16/2021111600205.html

[2]월간 인재경영, “포스코 HR2021년 주요 추진실적 및 2022년 계획”, http://www.abouth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58

[3]위르헌 아펄로 지음, 조승빈 옮김, 《매니지먼트 3.0, 2019.1.2, 에이콘출판

[4]닐스 플레깅 지음, 박규호 옮김, 유필화 감수, 《매니지먼트 3.0, 2011.11.1, 흐름출판

[5] Gerard Endenburg(1933- ), 자신의 회사 엔덴뷔르흐전기에 소시오크라시 원리를 적용하며 현재의 소시오크라시 이론을 집대성하였다. 은퇴 후 대학에서 소시오크라시를 가르쳤다.

[6]존 벅, 샤론 빌린스 지음, 이종훈 옮김, 주현희 감수, 《소시오크라시-자율경영시대의 조직개발》, 2019.10.22, 한국NVC출판사

[7]동료평가 함부로 하지 마세요”, 링크컨설팅 브런치, https://brunch.co.kr/@liink/60에서 재인용

[8] HR인사이트 20205월호, “글로벌 기업들이 동료평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박조현

[9]블로그(Entrepreneur), “HR제도 삼성전자의 표준체류연한 폐지, 절대평가 확대, 동료평가 도입 등 인사제도 개편 추진”, https://blog.naver.com/seyuloh/222573260358

[10] HR인사이트 20207월호, “비상교육_직원 성장이 곧 조직의 성장, 밸류업을 이루다, 정은혜

[11]최윤희(비상교육 CP) 브런치, “평가제도의 다른 이름 밸류업”, https://brunch.co.kr/@choi-uni/2

[12] HR인사이트 20212월호, “잘 나가는 강남언니의 동료피드백 원칙은?”, 김윤혁

[13] Tossfeed, 20211019, “토스, “워라밸 높이고, 업계 최고대우는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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