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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인 조직의 딜레마, 길은 있다.
작성자 : 관리자(liink@liink.co.kr)  작성일 : 21.06.16   조회수 :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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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들의 조직문화는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고객사 구성원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직원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경영진’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구성원들이 잘 해 낼 것을 믿고, 속도가 조금 느리더라도 구성원 스스로 상호 합의하여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경영진 말이다. 매우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냥 믿고 맡겨 둔’ 구성원들의 소통은 개인들의 성향이나 역량에 따라 산으로 가기 십상이고 회사는 수평적이지만 내가 속한 부서는 소통의 고통과 갈등 때문에 입을 닫게 되는 모순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소통’을 잘못 이해하고 그러한 구호만 외치면 자칫 ‘비효율’을 가져올 수 있다. 주먹구구식 소통으로 인해 구성원들이 겪는 감정적 갈등과 그것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A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수평적이다. 대표이사도 구성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다. 그러나 B가 속해 있는 부서는 다르다. B의 팀장은 쉽게 타인을 깎아내리고 공식적으로 면박을 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상급자가 참석하는 여러 팀의 협업 회의에서 욕설섞인 말로 타인을 공격하는데 그 어느 누구도 그를 막지 못한다. 처음에는 동등한 관계에서 누가 누구를 보고 뭐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막지 못하고 나중에는 말할 의욕을 잃어서 막지 않는다. 그 기세에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 결국 구성원 간 갈등은 깊어졌고 협의는 하지 않는다. 회의가 끝나면 돌아서서 각 팀 생각대로 진행한다. 


C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매우 수평적이다.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 그런데 D부장은 업무지시를 할 수 없어 고민이다. 좀 성가시거나 평가를 잘 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닌 경우 팀원들이 “제 R&R과 다른 일입니다”거나 “바빠서요…”라며 일을 거부한다. 심지어 E사원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우리 회사는 수평적인 것 같지 않아요 부장님. 부장님하고 저하고 월급이 다르잖아요.” 이러한 기간이 길어지자 ‘문화’가 되어 버렸고 경영진이 어떤 결정을 내려도 구성원들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잘 따르지 않는다.  


F사, 여러 팀의 협의를 목적으로 모인 회의에서 각자의 입장을 돌아가며 이야기한 후 의견을 좁히지 못한다. 요즘 회의 시간은 웬만하면 한 시간 이내로 잡아야 할 것 같아 회의실 사용 시간을 섣불리 더 길게 잡지도 못한다. 시간은 흘러 예약해 둔 회의실 사용 시간이 다 되어 간다. 결론은 “오늘 여기까지 이야기 나누시고, 다음에 다시 모이시죠.” 또는 “네 그럼 이 방안으로 일단 하시죠”라고 했지만 모두들 찜찜하고 다음에 만나면 논의를 다시 시작하게 된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이런 현상을 당연시하게 되고 그것이 일하는 문화가 된다. 신입 사원들은 그렇게 일을 배울 것이고 그들은 그들의 후배들에게 똑같이 할 것이다. 우리의 선배들이 두서없고 다소 포악하며 일방적인 소통을 대물림해 준 것처럼. 

 

 

수평적인 조직문화 도입과 함께 종종 겪게 되는 딜레마를 이렇게 요약해볼 수 있다. 


-      수평적이라는 이유로, 선의를 가졌지만 독단적인 한 사람의 결정을 아무도 막지 못한다. 

-      서로 너무 배려하다가 어떤 결정도 못 하거나 ‘그저 그런’ 결정을 내리고 찜찜해한다. 

-      모두가 모든 사안에 한 마디씩 하며 리더/담당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능력과 경험도 평등한가, 다 같이 결정하는 것은 늘 좋은가?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입맛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할까? 수평적인 조직에서도 여전히 ‘권한과 책임’, ‘책임과 권한’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에는 ‘룰’이 필요하다’. 넷플릭스의 ‘규칙없음 규칙’(『규칙없음』)은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분명히 규칙이 있다. ‘책임을 다 해야한다’는 규칙이고, 그것은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S사의 P팀도 상황은 비슷했지만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지원부서라는 이유로 TO가 4명이나 줄어든 상황에서 팀장은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고민하여 변화의 방향도 어느 정도 잡아보았다. 그러나 팀장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지시한다고 따라와줄 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과정은 참여적이고 변화의 결과는 ‘업무 효율화’여야 했다. 전문가의 코칭과 함께 팀의 비전과 미션을 정립하고 의사결정 방식과 결정권한의 체계화를 통해 팀의 의사결정 체계를 정립하였으며, 효과적인 업무 상황 공유를 통해 협업 문화를 이끌어 내었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을 찾아 없애고 팀 스스로 할 수 있는 개선활동을 하나하나 해 나갔다. 이 팀의 심리적 안전감은 전문가가 떠난 후에도 97점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개선을 스스로 이어가고 있다.  

 

 

 

수평적인 문화를 위해 비효율을 당연시하면 안 된다. 수평적인 문화를 도입하는 것은 단지 MZ세대들을 잘 구슬려 보려는 의도에서 시작하면 곤란하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업무효과를 올리려는 시도여야 한다. 직무스킬이 한참 부족한데 ‘알아서 해보라’고 하지는 않는다. 적절한 훈련이 된 사람을 뽑거나 부족하면 교육을 통해 보충해준다. 


변화의 속도는 빠른데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 시대에는 소통 역량도 직무 역량과 똑같이 다루어 주어야 한다.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구성원의 협업을 가로 막고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 관대하면 안 된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고 질문과 경청으로 소통하며, 조직의 역동을 이해하고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리더 스스로 학습하고 구성원들의 학습을 지원해주어야 한다. 

 

 

2021년 6월 14일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마스터 퍼실리테이터 CPF/Master of IAF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컨설턴트 CSC of ISCB

《더 퍼실리테이션》 저자

《퍼실리테이터,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더》 공저자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시대의 조직개발》 감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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