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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경영 시대의 조직개발, 소시오크라시
작성자 : 관리자(liink@liink.co.kr)  작성일 : 20.08.11   조회수 :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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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만들기"


요즘 한참,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또는 민첩한 조직 이야기가 경영계에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일찍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에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한 조직에서 신나게 맘껏 일했던 기억, 그 조직의 성장과 쇠락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전문 퍼실리테이터로서 최근 이러한 흐름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우선 '소시오크라시'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2014년 봄, 영국 스코틀랜드, 그중에도 북쪽 끄트머리 작은 마을 핀드혼(Findhorn)에서 처음 소시오크라시와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머물던 B&B 주인과의 담소에서 정말 우연히 운명처럼 만났습니다. 서로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저의 업무 이력을 듣고 난 그는 소시오크라시의 개념과 함께 영미권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소시오크라시 전문가 존 벅(John Buck)을 소개해 주었고, 이후 그로부터 직접 사사하면서 그와 동료 샤론 빌린스(Sharon Villines)가 쓴 "We the People: Consenting to a Deeper Democracy"라는 책의 번역을 추진하였습니다. 번역 출판은 소시오크라시 철학과 방법론에 깊이 공감한 한국비폭력대화센터에서 담당하였고 저는 국내 최초 전수자로서 감수를 맡았습니다. (>>책 소개는 여기)



이정전 전 서울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초연결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 "초연결사회와 보통사람들의 시대")


 

 

"소시오크라시"


소시오크라시(sociocracy)라는 단어는 'socio + cracy'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ocio- 는 '동료의'라는 뜻이고, -cracy 는 아시다시피 '통치'를 뜻합니다. 즉 소시오크라시는 "친밀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 의한 통치" ("소시오크라시" 34쪽)로 요약됩니다. 민주주의(democracy)에서 'demo-'는 '군중' 즉, '서로 모르는 대중'을 의미하며 데모크라시는 소시오크라시와 비교하여 '대중에 의한 통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이전인 봉건주의 사회와 비교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혁신적인 통치방식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회학의 창시자로 유명한 철학자 콩트(August Comte, 1789-1851)는 다수에 의한 횡포, 다수결에 의한 선거가 인기투표에 그칠 가능성 등 민주주의의 한계와 부작용을 이미 내다보았습니다.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소시오크라시'입니다. 더 진일보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시오크라시는 철학자의 철학자적 고민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실에의 적용은 네덜란드의 교육개혁 운동가 케이스 부커(Kees Boeke, 1884-1966)가 시도하였고, 현재의 소시오크라시 모델이 최초로 정립된 것은 그가 운영했던 학교(Children's Community Workshop)에서 수학한 제라드 엔덴버그(Gerardus Endenburg, 1933-)가 자신의 회사에 적용하면서였습니다.


정리하면, 사회 통치 관점에서 소시오크라시가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면 조직경영 관점에서 소시오크라시는 관료주의 이후의 경영이론을 이야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화와 산업화는 조직에 '관료주의'를 탄생시켰습니다. 관료주의는 규모가 커진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운영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관료주의로는 해결이 안 될 정도로 변화무쌍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똑똑한 리더 한 사람의 지시와 통제로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낯선 주장이 아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료주의를 대체할 적합한 통치(경영) 이론이 부재한 가운데, 관료주의의 바탕에서 그 부작용을 극복할 대증요법을 누덕누덕 활용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평적인 소통이 중요하다 하여 소소하게는 영어 이름을 쓰면서 상하 간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 과감하게 관리자를 없애는 시도들도 있습니다.



"Bening Agile"


최근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무 방식은 '애자일(agile)'인 것 같습니다. IT 개발업무의 혁신에서 출발한 애자일은 많은 조직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매트릭스, 칸반, 스크럼 등과 같은 업무 도구들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애자일을 현업에 적용하는 데 길잡이가 되는 애자일 코치와 도입 조직들을 애자일을 전사적으로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며 애자일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애자일을 좀 깊이 아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애자일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와 철학'이라고 말하는 점입니다. 'Doing agile'이 아니라 'being agile'하라는 이들의 말은 애자일의 단편적인 도구나 기법을 무작정 흉내 내려하지 말고 애자일 정신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적용해야 진정한 애자일이라는 말로 이해됩니다. 매우 공감하고 정말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직에 깊이 뿌리내려 있는 '관료주의'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은 'so, what?'이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고자 합니다.



"운영체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컴퓨터를 다룰 것입니다. 여러분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는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컴퓨터는 윈도우나 맥OS(iOS)를 채택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프로그램은 윈도우에서는 잘 작동되지만 맥에서는 잘 되지 않고, 어떤 것은 그 반대이기도 하죠.


우리나라의 운영체제는 무엇일까요? 네, 민주주의입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회사가 하나의 컴퓨터라고 생각해봅시다. 이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무엇입니까? 최근에 조직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룬 회사가 아니라면 대부분 '관료주의'일 것입니다. 그건 너무 옛날 얘기 아니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대다수의 기업이 아직까지 19세기의 역학 모델을 활용하고 민주적인 조직문화 도입이 어려운 이유는 중요한 업무 의사결정을 다수결에 맡김으로써(demo-cracy)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종종 의사결정이 효율성보다는 정략에 따라 이루어지고 높은 성과를 내는 데 효과적이지 못한 탓에 기업체나 의료기관, 군대 그리고 측정 가능한 성과를 내야 하는 그 밖의 조직들이 민주주의 활용에 부정적입니다. ("소시오크라시" 33쪽)


관료주의 운영체제에 애자일을 비롯한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설치하려니 이런저런 어려움이 따릅니다. 현재의 조직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이라고 시도하는 것이 물론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조직적인 학습이 일어나고 우리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번 잘못 도입한 제도로 인해서 구성원들이 너무나 큰 혼란에 빠진다면, 그로 인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변화에 대한 실패 경험만이 남는다면 안 될 것입니다.


실제로 돈키호테와 같은 정신으로 새로운 운영시스템을 '책 보고' 도입했다가 회사의 문을 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Being agile'할 수 있는 바탕, 애자일이 아니더라도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을 구축하려 한다면, 동료들과 함께 통치(경영)할 수 있는 소시오크라시 체제를 학습하고 도입하기를 바랍니다. 소시오크라시 만이 그 해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까지 제가 알고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은 소시오크라시입니다.

 

 

"보수적이면서도 혁명적인"


소시오크라시는 보수적이면서도 혁명적입니다. ("소시오크라시" 37쪽)


시장경제의 생산성과 개인의 자유를 동시에 보장하려는 시스템입니다. 20세기에 와서는 자연계가 전체 시스템에 의한 지배를 받으면서도 각 요소가 어떻게 자치하는지를 연구한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이 발생했고, 소시오크라시는 이에 기반하는 과학적인 이론입니다. 통합된 전체와 개인의 자유와 평등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


소시오크라시는 상향식 또는 수평적인 소통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야에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리더의 역할과 권한을 유지하면서 실무를 담담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과 욕구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 운영의 설계에 반영해야 하는 장치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기본의 관료주의적 시스템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이상입니다.



"팀 단위 조직개발부터"


저는 최근 몇 년 간 실험을 통해서 전사적 도입 전에 팀 단위 조직개발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인연을 맺고 경영상 중요한 시점마다 워크숍 컨설팅을 통해 도움을 드리고 있는 H사의 경영지원팀에 2019년 2월~7월 사이에 팀 조직개발 컨설팅을 제공하였습니다. 소시오크라시의 일부 방법론과 기존의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적용하여 혼란스럽고 적대적이며 비효율적인 팀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서로 협력적이며 효율적인 팀이 되도록 도울 수 있었습니다.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시도한 경영적 결단이 자칫 소통 비용을 오히려 증가시키고 업무 기강이 무너져 관리자들이 손 쓸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면서 민첩하고 효율적이며 수평적인 조직을 구축할 수 있을지, 소시오크라시가 많은 힌트를 줄 것입니다. 우선 책으로 만나보시고, 더 궁금해지면 전문가와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 링크컨설팅은 퍼실리테이션과 소시오크라시를 통해 합리적인 개인, 소통하는 조직,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공인 퍼실리테이터 CPF of IAF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홍보위원장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터 퍼실리테이터' 공저

www.li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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